지체들의 누림글 모음 장소 ^^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앉아도 생각나고, 누워도 생각나는

첨부 1


reka-tuman-osen-2.jpg



대부분의 지나가는 생활이나 일은 한계가 있는 기억력 앞에 희미해져 버립니다. 영원히 기억될 것 같은 일도 슬며시 무효로 돌려놓는 시간의 마취제 앞에서는 무효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시간이 갈수록 또렷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말기암 치료에 팔순 넘은 어머니가 여전히 말씀 한 줄 읽으면 바로 앞줄이 무엇을 읽었는지 생각이 너무 안난다고 한탄하시면서도, 어릴 때 옆집 누가 개떡 먹다가 목에 걸린 일이며.. 옛 추억을 말씀하실 때 보면 기억이 그렇게 좋으실 수 없습니다. 가끔가다 툭 던져 나오시는 말씀은 모두 옛 추억들입니다.


시마다 때마다 생각나는 기억나던 것도 필요한 어느 순간에는 잊어지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할 광경이 있습니다. 그때 그것은, 이상하게 갈수록 자꾸 또렷해져만 갑니다.


우리가 늘 기억해야 하는 어떤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뇌 속에 저장되어 있으면 하나의 지식일 테고 그렇지 않으면 지식이 되질 못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Vision)은 다릅니다. 사람을 사로잡는 어떤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해도 생각나고, 저것을 해도 떠오르는 것입니다. 그 이상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와 교회'입니다.


잊지 않기 위해 애써 붙들어야 하는 것이 지식입니다. 그리스도에 관한 지식도 어떤 의미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행여 잊을까 붙들지 않으면 유독 그리 쉽게 건망이 발동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지식은 이상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이상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식일 뿐입니다. (지식이 필요 없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상이 없다면 성경은 교리와 지식들의 책일 뿐입니다. 사로잡힌 이상이 성경을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책이 되게 합니다.


바울은 '하늘에서 보이신 이상을 내가 거스르지 아니하고'(행26:19)라고 했습니다. 그가 본 이상이 그의 일생을 통제했습니다. 앉아 있어도 떠오르고, 서 있어도 생각나고 누워도 떠오르고, 장막 짓는 일을 해도 생각나는 것이 그에게 하늘에서 보이신 이상이었습니다. 그가 본 이상은 '그리스도와 몸된 교회'였습니다. 그것이 그의 일생을 작은 부분까지 통제하였던 것입니다.


어릴 적 운동장에 선 그린다고 냅다 엉덩이 치켜들고 막 그려나가다 일어서 보면 선이 삐뚤빼뚤한 기억 하나쯤은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그것은 목표를 쳐다보지 않고 그린다거나 한번 쳐다보고 내쳐 그려나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차피 우리 인생은 목표를 향해 선을 그려갈 뿐입니다. 막 달려나가다 어느 순간 뒤돌아보았을 때 비뚤어진 선 그리기가 아니기 위해서는 자주 목표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그 목표는 바로 이상입니다. 자주 바라볼수록 선은 올바로 그려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 번 이상에 사로잡힐 뿐 아니라, 매일 이 이상에 사로잡혀야 합니다.


오, 주님.. 나를 사로잡는 그런 이상이 과연 있는지요. 앉아도 생각나고 누워도 생각나는 이상이 내게 심겨졌는지요. 옆에서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쉽게 자신의 상처만을 돌보고 조금만 성취하는 것이 있어도 교만이 목에 올라오는 '땅에 속한 것'이 나를 점유하고 있지는 않았는지요. 그러므로 주여, 일생토록 사로잡힐 이상을 주시옵소서, 그 무엇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그리스도와 그 몸된 교회의 이상을 주시옵소서.



글쓴이 : 민하


뵈뵈님 포함 2명이 추천

추천인 2


  • 뵈뵈
  • 진주
    진주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 여름 날의 풍경
    여름 날의 풍경 박근수 힘차게 날던 물잠자리 손에 여름이 꼬옥 잡혀 헛간 지게 작대기 위에서 잠들 때, 싸리 담장 위로 서슬 퍼렇게 내달리던 오이도 잠시 쉬며 얼굴에 톡톡 여드름을 세운다 ...
  • 그리스도를 잃는자 와 그리스도를 얻는자!
    내가 주님을 믿은 후 그분을 연구하고 배우고 따르며 인생의 스승으로 여기고 살려할 때 난 그리스도를 잃고 있었습니다. 그분이 너무 좋아 그분과 같이 살며 구제하며 봉사하며 무척이나 바쁠 ...
  • 사랑과 슬픔의 정서
    슬픔만큼 정직한 것이 이 세상에 없으며 눈물만큼 맑은 것이 이 세상에 없고 외로움만큼 순수한 것이 이 세상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즐거움과 기쁨을 좇아 날마다 그 같이 바쁘지만 거기엔 정직...
  • 하나님의 달리기
    <하나님의 달리기> 그는 화실에 있었다. “있었잖아?”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며 왔는데도 그를 보자 화가 났다. 나는 그의 화실을 둘러보았다. 오랜 동안 작업을 하지 않은 게 분명...
  • 말세에... "무정하며"
    "네가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 하는 때가 이르리라...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무정하며"(without natural affection)(딤후 3:1-3). 아주 오랫동안, 자신이 그런 대로 정...
  • 교회생활과 직장생활
    '하나님 사람이 매일 아프기나 하구...'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생각을 돌이켜 주님을 찬양하고 그분이 이루신 사실을 선포함으 로 환경이 어떠하든 초월의 기쁨을 누린다는 어떤 자매님...
  • 숨어 계시는 하나님
    숨어 계시는 하나님 “구원자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진실로 주는 스스로 숨어 계시는 하나님이시니이다”(사45:15). 몇 해 전에 이사야서를 읽다가 ‘하나님이 숨어 계신다&rsq...
  • 감정
    • 유진
    • 조회 수 19142
    • 14.12.23.13:44
    가장 거친 것이 감정이지만 가장 고울 수도 있는 것이 감정입니다. 하나의 환경을 거칠 때마다 우리의 감정은 그만큼 고와지고 지체의 신음소리와 아픔에 그만큼 민감하게 됩니다. 그럴 때 남이...
  • 혹여, 두렵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어느 날인가는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가려 할 때였습니다. 사람들이 나면서부터 앉은뱅이 된 자를 날마다 성전 문 앞에 데려다 놓았는데, 그 이유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기 위해서...
  • 마지막 부흥
    역사상 아마 가장 큰 부흥은... 1세기의 초대교회의 부흥과 1904년 웨일즈에서의 한 광부로 시작된 부흥과 이어진 1907년의 평양 대부흥일 것입니다.. 공통점은 매우 뜨거운 부흥이었지만 모두...
  • 흑백 논리
    흑백 논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은 안 좋은 의미로 쓰일 때가 많은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 편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쪽 저쪽도 아니고 중립인 사...
  • 나는 안다. 너는 모른다.
    1. 계시록에서 주님께서 일곱 교회들에게 말씀하실 때는 유독 '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고 계시네요. 2. 에베소 교회에게 '내가... 알고, ... 아노라'(2:2)고 하셨을 뿐 아니라, 서머나 교회에...
  • 그렇게 잘나가던 청년 사울이...
    "자네 요즘 사울 소식들었나?" "감옥에서 아마 죽었을걸~" "그전에 다메섹에서 예수를 만나 눈이 멀었다는 가가(그사람이) 바로 길리기아 다소에서 태어나 가말리엘 문하에서 우리 조상들의 율...
  • 나도 나를 판단하지 않기를 배움
    저는 이른 아침에 조깅을 하면서 묵상하는 것이 참 좋습니다. 요즘은 아침에 밖에 나가면 찬바람에 옷깃을 한번 여미고 모자도 푹 눌러 써야하는 날씨이지만, 조금만 움직이면 이내 추위는 아무...
  • 풀죽 쑤는 날일수록
    물벼락을 몇번 맞으면 풀기 있는 빳빳한 광목 천조각도 본래의 상태인 부드러운 면이 되더라구요. 풀기가 있을때는 겉옷감이 되고, 풀기가 없으면 버려지는게 아니라 속옷감이 되는겁니다.^^ 우...
  • 그 방 마저도..
    • 유진
    • 조회 수 18954
    • 14.11.25.13:11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작은 것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오랜 습관 주님은 그것 마저도 가져가길 원하시네 주님만이 모든 것이 되시도록 내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지라도 주님...
  • 본질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없다면..
    처음에는 작았던 것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본질을 가리거나 대체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어떤 비본질적인 것이 크게 자리잡는다면 우리는 즉각 그것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받지 않을 것입...
  • 다른 이들을 따르는 방법으로 생활했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어떤 사람들에게서 자신을 제켜놓는 일을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목양하는 사람들로부터도 다른 지체와 비교를 당하는 괴로움을 맛보기도 하지요. 그러므로 니 형제님은 열매를 ...
  • 두 가지 비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울로서는 밤송이만큼이나 껄끄러운 것이겠지만, 또한 그로서는 피해갈 수 없는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디모데나 다른 동역자들이 대신해 줄 수 있을 만한 것도 아니었고 반드시 바울 ...
  • 이제는 믿음의 사람이고 싶습니다.
    단정적으로 말해 사람은 믿음이 없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타자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한번 의심이 속에서 뭉글뭉글 피어오르기 시작한 경험이 있다면... 그런 의심의 상상이 어디까지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