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들의 누림글 모음 장소 ^^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축복을 생각하다

첨부 1


listya-buton-tyulpan-kraski.jpg



7080세대라고 불리는 세대의 사람들은 “소유냐 존재냐”라는 제목의 책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처럼 인문학 열풍이 불기 전인데도 이 책은 대학의 필수 교양서적 중 하나로 꼽혔을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많이 팔렸다. 내용인즉슨 ‘내가 가진 소유를 행복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내가 어떠한 존재가 되는 것이 인생에서 행복한 것인가’ 를 묻는 내용이었다.


IMF사태가 오기 전이었지만 이미 어디에나 물신주의가 팽배해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석학이었던 에리히 프롬의 이 질문은 사람들을 그다지 사로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모든 이들이 더 많은 소유를 향해 달려가는데 내가 어떤 인격을 가진 존재인가를 묻는 것은 인생에서 아주 중대한 일임을 깨닫게 한 책이었다. 물론 많은 문학작품이 이러한 질문을 에둘러 해 왔고 그런 작품들에 빠지기도 했지만 주로 그 소설들의 미학이나 정서나 스토리텔링을 더 탐닉했던 것 같다. ‘삼박자 구원’, ‘오중 축복’이라는 소유를 강조하는 설교의 홍수가 한국 교회를 휩쓸고 있던 삼십 세 전후, 나는 오히려 존재가 축복받는 영원하고도 참된 길을 알고자 한없이 갈망하게 되었다.


어쨌든 이 책의 질문이 먼지 같은 작은 별빛이었다면, 그 후에 교회를 만나고 성경을 통해 알게 된, 우리 존재가 하나님의 인격과 성품으로 변화된다는 계시는 샛별과 같은 뚜렷한 빛이었다. 그 빛비춤이 가진 흡인력은 오늘날까지 나를 더욱 광명한 빛 가운데로 이끌고 있다.


마가복음 10장 17절에서 31절을 보면, 예수님께 부자 청년이 찾아와 내가 어떻게 하여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여쭙는 장면이 있다. 그 질문에 대한 주님의 답변은 네 소유를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고,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는 것이었다. 여기서 주님의 관심은 가난한 자를 구제함이 아니라 그 부자 청년이 재물을 다 팔아 자기 소유를 갖지 않는 것에 있다. 자기 소유가 있을 때, 그 사람의 존재는 빛이신 주님을 따를 수가 없는데 그것은 재물이라는 들보가 이미 그의 눈을 덮었기 때문이다. 28절에서 베드로는 그의 급하고 드러나는 성격대로 “보십시오.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에 대해 주님은 명쾌하고도 확신에 찬 말씀으로 답변하셨다.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나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논밭을 버린 사람은,
지금 이 시대에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논밭을 백배나 받지만 박해도 함께 받으며,
오는 시대에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입니다.”


여기 버리는 것이 있고 얻는 것이 있다. 가정이나 인간관계를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주님의 귀함을 봄으로 속에서부터 그것들의 속박에서 놓여나라는 것이다. 그럴 때, 오히려 새롭게 부활 안에서 이러한 것들을 얻게 되는데, 그것은 영원히 폐하거나 썩지 않는 영원한 생명 안에서 얻어짐으로 내 자신이 영원한 생명이라는 견고한 건축물 속에 연합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재물, 직장이라는 나의 소유가 나를 지배하고 노예 삼았지만 그것들을 헌신의 제단 위에 드렸을 때 제단의 거룩한 불로 태워져 되돌아오는 것이다. 현재에서는 교회생활을 통해, 몸의 지체들을 통해 부모나 친척의 실재를 얻게 되는 문제이고, 장래에서는 천연적인 관계가 나와 함께 드려졌으므로 장차 심판의 불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러한 것들은 그림자이고 이러한 것들을 주신 하나님의 실재가 우리 속에 주입되어 그 성분이 영원한 합일로 새 예루살렘까지 지속된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버리는 방면에 대해 큰 은혜를 입은 간증이 있다. 결혼하여 큰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 고생 끝에 산 집이 십이 년쯤 후에 대출이 밀려 경매를 당하게 되었다. 그 당시 우리 가정은 영적으로 아주 좋지 않았다. 세 아이들을 낳아 기르고 갑자기 발병한 남편의 병구완을 하고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주일집회만 가는 정도로 떠내려가게 되었다.


그러다 주님의 사랑의 징계가 임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를 버리지 않으신 그분의 지극한 사랑이 얼마나 감사한지! 주님께 사로잡혀 이미 이십대 초반에 헌신한 나는 이 환경이 주님의 방문인줄을 즉각 깨달았고 어쩔 수없이 기도로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투병 중인 남편과 세 아이들과 어쩌라는 것인지요?’라는 기도보다 ‘주님! 이번 기회에 돌이켜 주님을 다시 섬기게 해 주십시오!’라고 간구했다. 성령이 시킨 이 기도는 주님을 기쁘게 했는지 얼마 되지 않아 응답이 기름부음 안에서 확실하게 왔다. 경매라는 환경의 문제를 기도해서 상자에 넣고 상자 뚜껑을 닫아 주님 손에 달라고 하셨다. 그 다음 집을 건지기 위한 노력을 일체 하지 말고 다만 주님께 감사만 하라고 하셨다. 아직 감사할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나는 모든 환경을 주님 손에 내려놓고 다만 감사드렸다.


그러자 경매 한 달 후에 전국 중고등부 청지기집회에 장난 밖에 모르는 철부지 막내가 열흘간 참석하게 되었다. 열흘 후에 돌아온 아이는 전의 그 자녀가 아니었다. 장중하며 그 무언가 빛나는 확신에 사로잡혔으며 무엇보다 활력동반자 형제와 아침저녁으로 중보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월세로 간 집에 방이 두 개밖에 없었으므로 그 아이는 화장실에 들어가 기도했다. 이년간 지속된 이 자녀들의 명확한 기도 한마디 한마디는 세상과 자아에 침륜된 나를 깊이 흔들어 깨웠다.


아! 이거였구나! 주님이 감사하라는 것은!


집을 건지기 위해 뛰어다니라는 주변의 독촉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다만 주님께 맡기고 순종했을 때, 주님은 욥처럼 이전 것을 되돌려 주셨을 뿐 아니라 더욱 탁월한 주님 자신으로 우리를 채워주셨다. 그 자녀의 헌신은 주님의 은혜로 계속 이어졌다. 형과 어머니인 나를 되돌렸을 뿐 아니라 결혼하여 주님의 애정 어린 인도 아래 사역을 위해 장비되고 있다.


주님이 버리라고 하는 것들을 버리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가? 결국 우리는 주님 자신 아닌 것은 모두 버리게 되고 우리 존재는 영에서부터 혼 안에까지 주님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드디어 사랑하는 주님을 뵙는 그 순간, 우리 몸이 변형되어 우리는 온통 주님이 되는 것이다.


소유냐? 존재냐?


모든 흐름이 재물을 좇아가는 지금,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성경에 계시되어 있다.


에베소서 1장 13절에서 14절을 보면, “그분 안에서 여러분도 진리의 말씀, 곧 여러분을 구원하는 복음을 듣고 그분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도장 찍혔습니다. 이 성령은 우리가 얻은 유업의 보증이 되시어, 하나님께서 사신 소유를 구속에 이르게 하셔서, 그분의 영광이 찬송되도록 하시는 분이십니다.”라고 말한다. 이 구절에 따르면 성령께서 도장 찍으심은 우리 존재 속에 계속 그분 자신을 더하시는 것이다. 이 도장 찍으심은 우리를 그분의 성분으로 적시시고, 기름 바르시고, 잠기게 하시고, 그분과 같이 거룩하게 하시는 것이다. 우리 죄의 몸이 구속되는 그날까지....


주님을 믿는 우리가 받은 축복은 보이는 땅의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원한 하나님을 얻고 우리가 그 하나님으로 충만되고 거룩하게 되는 궁극적인 축복이다.


빛 가운데서 이러한 계시를 얻는 것은 참으로 은혜이다. 이 빛을 날마다 새롭게 하사, 주님께 내 존재를 활짝 열고 주님을 충만히 받아들이는 진정한 축복 안에 머물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기도하는 아침이다.



글쓴이 : 종려나무

출처 : http://www.btmk.org/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 저 사람 믿는 사람 맞어?
    믿는다는 사람들이 뭐 저렇지?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저두 그랬습니다. 회복 안에 들어오기 전에는.... 원래 목사님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별 기대가 없었기에..그냥 ...
  • 재미없는 그릇
    예레미야 48장은 전체가 모압에 관한 경고의 말씀들입니다. 거기에 38절에 보면 '재미없는 그릇'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모압의 모든 지붕에서와 거리 각처에서 애곡함이 있으니 내가 모압을 ...
  • 장점과 단점
    1. 오늘 아침에 문득 어떤 형제님에게서 수년 전에 들은 말 중에 한 마디가 생각이 났습니다. "어떤 사람의 장점이 곧 그 사람의 단점일 수 있다." 한번은 30년도 넘은 후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
  • 장의사의 기량
    세상 직업 중에도 한국 사람들이 옛날부터 천시하는 직업이 장의사이다. 장의사는 시신,즉 사망을 만지는 직업이고 장의차가 곁에 지나만 가도 재수없다고 침뱉고 멸시하는 직업이다. 그러나 만...
  • 장의사
    죽음이 몰려와 생명을 가져가면 덩그렇게 몸덩이만 남는다. 오척(五尺) 아니면 육척(六尺)인데 그 속에 그렇게 모진 욕심이 살았고 시기,질투가 살았고 그 속에 영(spirit)도 살았었다. 그러나 ...
  • 장막의 생활, 장막의 간증
    고국에서 살든 외국에서 살든 우리는 이 땅에서 외국인이라는 느낌을 갖습니다. 우리는 땅의 그 어느 나라의 참 영주권자도 참 시민권자도 아니기에... 아브라함이 부르심을 받은 후 그의 일생...
  • 잡초를 뽑다가
    시골에 와서 산지 3년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풀 뽑기가 쉬웠습니다. 배추씨만 뿌리고 풀씨는 뿌리지도 않았는데 어찌 그리도 풀이 많은지....... 선농부인 나로서는 풀을 뽑다가 배추...
  • 잘못 생각하고 있음
    마 22:2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여러분이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알지 못하므로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 주님, 아는 것도 있지만, 모르는 것은 더 많습니다. 성...
  • 잘 하였도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 그나마 적은 일에 충실했던 종에 대해 참 잘 하였도다~이런 칭찬의 말씀이 점...비중이 적은 것처럼 느껴진 적이 있었었..습니다. 이왕이면 과거의 영적 거인들처럼 오 놀...
  • 작은 상처와 큰 상처
    중요한 보고서를 쓰던 중 책상 끝머리를 스치다가 작은 가시가 새끼 손가락에 박혀 버렸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열심히 일에 몰입했지만 조금씩 쑤셔오는 통증이 생각을 흩트리고 있었...
  • 작은 떡이 되신 분처럼..
    • 유진
    • 조회 수 10827
    • 15.11.16.14:10
    자신을 보호할 줄 몰라 상처로 가득하네 세상에는 자신을 보호함으로 살아 남은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변명하지 않고 보호하지 않고 반응할 줄 모른다면 그 정점은 십자가 주님의 길은 열기로 가...
  • 작은 누이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당신의 사랑을 받기엔 작은 누이에 불과함을 이제사 보았습니다. 주님... 새로이 그릇을 비운다면 너무 늦지는 않았을까요.. 이제사 당신의 길을 가는 것이 무엇이...
  • 작아져라.. 작아져라..
    작아질수록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전 작은 들꽃을 좋아합니다. 화려하고 향이 진한 장미나 백합보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에 너무 작아서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꽃으로 보이는 작은 들꽃...
  • 자주 내리는 비를 흡수하며
    사람이 쓴 책과 달리, 하나님의 말씀은 늘 새롭고 그 풍성은 다함이 없습니다. 우리 마음이 백지와 같고, 열린 자세로 하나님의 말씀 앞에 나아간다면 기존에 익히 알던 말씀에서도 새로운 빛비...
  • 자존심- 터진 웅덩이를 파는 것
    세상 사람들은 '자존심'이란 말을 참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그 말 그대로 스스로를 존재하게 하는 마음이 자존심입니다. 요즘엔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다 보니 그들 모두 참으로 자존심이 있는 ...
  • 자일리톨
    최근 한국에서는 충치를 제거해준다는 자일리톨껌이라는 상품이 크게 히트를 치고 있는데, 이 원리가 재미있더라구요. 입안의 충치균이 자일리톨을 먹었지만 이것을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배출...
  • 자유인 영 안에 이르기까지..
    • 유진
    • 조회 수 4061
    • 17.05.03.14:43
    주관적인 사람은 이미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음으로 감옥에 갇히는 것이 아닌 이미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이기에 사람들의 말로 확증될 뿐 주관적이지 않는 사람은 모든 말...
  • 자유를 잃은..
    • 유진
    • 조회 수 16642
    • 14.10.31.12:01
    자아가 처리되면 자연스럽게 몸을 보게 됩니다. 육체가 처리될 때 자연히 그 영의 움직임을 인식하게 됩니다. 억지로 보려고 해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심지어 기도조차도 우리의 상태를 뛰어 ...
  • 자아는 부인하는가, 아니면 세워주는가?
    미국교육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자존심을 세워주는 교육입니다. 그러므로 교사들은 못나고 부족한 학생을 '책망'하기 보다는 잘하는 뭔가를 찾아내어 '칭찬'하기를 힘쓰는 것을 볼 수 있습...
  • 자신의 우주에서 나오면서....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를 갖게 마련이다. 그 자신만의 세계는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얻는 많은 것들로부터 생성된 것일 것이다... 어떤 이는 계시로 인해 어떤 이는 영으로 인해 어떤 이는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