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들의 누림글 모음 장소 ^^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김치찌게 끓이기

첨부 1

 

534523224_z.jpg

 

 

1.
출근하시는 분들의 아침 시간은 대부분 바쁘실 것입니다.
새벽 네시 반에 눈을 뜨는 저희 집의 아침 역시 어찌하다
보니 바쁘긴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도 아침에 집회소에 나가서 한 시간 반 정도 함께
기도하고 진리를 추구하고 집에 들어서면서... 바빠서
아침을 준비 못해 미안하다고 집사람이 한 마디 합니다.


하긴 주부가 새벽같이 나갔다가 아침 7시쯤 들어 와서
준비하고 30분 후에 출근을 하려면 국 하나 끓이기도 마음에
여유가 없을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아침은 간단하게 먹는 편인데, 오늘 따라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집사람은 출근 준비
하느라고 바쁜 틈을 타서 뭘 좀 따듯한 국물을 먹여 보낼
만한 것이 없나 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김치가 눈에 뜨였습니다. 같은 소 그룹 한 자매님이 담아
주신 것인데, 문득 저거면 뭔가 하나 해 낼 것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그냥 큰 맘 먹고 김치찌게를
한번 끓여보는 거야....


2.
김치를 꺼내서 가위로 대충 잘라서 냄비에 넣고, 물을
조금 붓고, 냉동실을 열어 말린 멸치를 꺼내서 넣고,
조금 끓기 시작한 후 참 기름을 조금 넣고, 너무 시거나
짜지 않도록 흑설탕을 반 수푼 넣었습니다.


어릴 적에 어머니가 해 주신 볶은 김치는 그야말로 밥 도둑
이었는데...그리고 그때는 특히 겨울철 화로불에 보글보글
끓던 김치찌게(볶음)에 산초기름을 넣었던 것이 맛이 일품
이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 새 냄비 속은 보글보글 소릴
내면서 김치찌게 냄새를 솔솔 풍기기 시작합니다.
"여보 조금 만 떠 주실래요? 좀 식게..." 그리고 잠시 후
"여보 잘 먹었어요. 다녀 올께요."


3.
이렇게 쓰면 매일 아침마다 뭘 하는 것처럼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사실은 이런 날은 매우 드뭅니다.


그러나 예전의 저같으면 이런 생각조차 못했을 것인데
어느 시점 이후부터 사고하는 것에 융통성을 얻게 된 결과
의 한 단면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래야만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럴 수는 없다..는 그
마지노선이 도대체 무엇인가?...저의 경우는 제 안에
양보할 수 없는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리스도 자신을 얻는 것이고, 또 하나는 몸을 건축
하는 것(다른 이들을 세워주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에 대해
서는 인간적인 약함과 능력부족으로 못 미칠 수는 있으되,


이것들은 제 마음 안에서 가치를 두고 있는 최후의 마지노
선입니다. 그 이외는 상황 따라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지식하기 그지없고 융통성 없기로 하면
누구 못지 않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4.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끼어들기만 하면 문제를 일으킵니다.
또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가면 있던 분쟁도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자기 주관이 강하고, 자기 율법이 많은 사람일수록 사실은
자기도 피곤하고 남도 피곤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바로 그런 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리스도가 아니라면 이러면 어떻고 또
저러면 어떤가 라는 태도를 취하니까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환경을 최대한 그리스도를 얻는 기회로 삼으려
하니 겉으로는 줏대도 없는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나 남모르는
실속이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김치찌게 하나 끓여 놓고 자기 자랑만 한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이 시간 또 보혈을 의지합니다.

 

 

글쓴이 : 갓맨

사진 : Evelyn Chu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 만나는 '갈고 찧고 삶아야 했습니다'
    1. 만나는 '단단'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은 두루 다니며 그것을 거두어 맷돌에 갈기도 하며 절구에 찧기도 하고 가마에 삶기도 하였습니다(민11:8). 아마 밀알처럼 딱딱했을 것...
  • 멈추는 시간
    회복이 되고 얼마 되지 않은 때 빛비춤과 관련하여 책을 읽다가 밝아져서 평생 기억하고 싶었던 글이 있었습니다.. 빛비춤을 얻는 조건 다섯가지였는 데 그 중 하나가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
  • 지체를 느낄 때는?
    요 며칠간 자고 일어나면 왼손 엄지 손가락이 욱신거리고 아프기 시작했다. 엄지손가락의 존재를 느끼기 시작할 때 내 안에 있는 느낌은 첫째, 너무나 신경이 쓰여 귀찮다는 것이고, 둘째는 내...
  • 가장된 체험
    • 유진
    • 조회 수 17235
    • 13.11.12.11:39
    우리가 체험하는 주님은 어쩌면 우리의 지식 안에 있는 우리가 만들어 낸 체험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환경 안에 있거나 어떤 상황 가운데 있을 뿐, 실제로 주님을 체험하고 있...
  •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이 스스로 완벽했습니다. 이미 이룬듯 했습니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는 것을 애초에 다 받았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래서 마치.. 다 된 것처럼 여겼습니다. 햇...
  • 부끄러운 간증
    주님이 주신 선물 중 소중하고 사랑스런 딸 아이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당신 것입니다. 주님께 드립니다." 라고 기도해 왔죠. 요즈음 아이의 진로를 위해 의논하던 중, "정말이냐?" 는 ...
  • 좌우로 살펴 사람이 없음을 보고...
    차츰 인수가 증가하고 사역과 교회 안에 할일이 많아지면 '봉사자'가 점점 필요해질 것입니다. 출애굽기 2-3장과 사도행전 7장이 묘사하는 모세의 모습은 어떤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할 자격이 ...
  • 인간적인, 오 너무나 인간적인!
    80년대 중반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대만에서 장오신 형제님이 오셔서 한국에 있는 교회들이 CCC 회관에 모여 며칠 동안 특별집회를 하였습니다. 집회에서의 메시지나 문 두드리기 실행도 인상적...
  • 주님의 움직이심에 대한 이상을..
    • 유진
    • 조회 수 16086
    • 1
    • 13.11.18.11:03
    미국과 캐나다로 "해외개척 현지적응훈련"을 오기 전에 저희들의 주된 기도는 "주님이 원하시는 이상을 보기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이러한 방향으로 인도하셨다고 믿...
  • 어스틴 지방교회 한 형제님의 간증 글
    미국 어스틴 지방교회 한 형제님의 간증 글입니다. 다음은 어스틴 교회의 100 여명의 전시간자들의 재정지원을 해오신 마이클 린치 형제님의 간증입니다. 어스틴 교회의 방문기간에 마이클 형제...
  • 신천지 잠입 - 문제 해결
    제가 교회생활하고 있는 곳에는 약 2년전에 두가정이 신천지로 빠져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당시 우리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고, 그 후 교회는 이 방면에 상당히 깨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늙은 선지자
    여로보암이 금송아지 하나는 벧엘에, 또 다른 하나는 단에 두어, 하나의 입장을 손상시켜 하나님의 백성 중에 분열을 야기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벧엘에 이르러 여로보암에 ...
  • 동역
    • 유진
    • 조회 수 16000
    • 13.11.22.11:52
    우리가 아무리 생명 안에서 성장하고 일에 있어서 능숙하게 된다 할지라도 여전히 아주 작은 부분은 우리의 역량 밖의 일로 남겨두실 것입니다. 그것이 아주 작은 부분이라 할지라도 그러한 부...
  • 아주 작은 비밀방
    제 집에는 여러 방이 있습니다. 안방, 거실, 부엌, 공부방, 서재, 등등... 어느날 손님이 오셨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손님입니다. 그 손님은 제 집에 잠시 머무르다 가는 것이 아니라 제 집...
  • 이제 길을 떠나려는 너에게
    이제 길을 떠나려는 너를 위해 뭔가 말해주기를 원한다면, 나는 자신을 향해 말하둣 말할 수 밖에 없구나... 네가 새주인에게 가거든 너는 단일해져야 한단다.. 왜냐면 그는 복잡한 것과 혼잡한...
  • 알밤
    생각하는 몸짓 광란의 소용돌이 살을 찌르는 밤톨가시 만지기 어려운 존재 숨겨진 알밤 내 손에 가지려니 광란 속 몸짓 쪼개져야하고 성령의 쪼개는 압력과 피터지게 싸무며 대항하는 결코 포기...
  • 어느 순간..
    • 유진
    • 조회 수 14993
    • 13.11.27.12:05
    자신의 타고 난 생명으로 살다가 어느 순간 신성한 생명으로 살게 되는 전환의 시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어떤 계기에서건 한번의 큰 파쇄와 타격을 받는다면 이제는 내가 아니요 그리스...
  • 생명의 봉사를 보았습니다
    제가 처음 회복에 들어와,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내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지 드러난 때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아마 빛 가운데 계신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분이 저의 상태를 지적하지는 ...
  • 조금씩, 그러나 모든 것으로...
    본래 거칠게 달리는 말(아1:9)이어서 가는 곳마다 거친 말발굽을 남기는 '나'인데, 어찌 도살장에 끌려가면서도, 또한 털깍는 자 앞에서도 잠잠한 어린양이신(사53:7) 그분을 따를 수 있을까 라...
  • 지독한 오해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가을 아침 당신이 내게 주신 선물로 눈물이 흐릅니다. 이건 정말 너무합니다, 끝이 없는 고통..언제 끝이 오나요? 라고 어깨를 늘어 뜨리고 항의하던 물음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