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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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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한려수도 산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며
문득 40 여년 전 초등학교 시절의 한 아이가 생각났습니다.


점심 도시락으로
깨소금을 싸온 아이였는데
시장에서 장사하는 홀 어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하루는 자기 집에 놀러 가자고 해서
따라가 보았더니
시장 한가운데 주욱 들어선 상점들 가운데서
그녀석 어머니는 이불가게를 하고 계셨습니다.


바쁘다면 바쁜 와중에
혼자 키우는 자식을 위해
볶은 참깨와 소금을 갈아 아들 도시락을 싸실
생각을 하셨나 봅니다.


요즘 이불가게 할 정도면 왠만큼 사는 집인데
그 당시는 어린 마음에도...참 형편이 어렵겠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여러 곳에서 느껴졌었습니다.

 

대학 다닐 때
교회에 연결되었습니다.


경영학과 다니던 한 형제님이
저를 양육해 주셨습니다.


육신의 나이는 별로 차이가 안 나지만
그 때 저는 어리광 부리는
아니면 사춘기 반항아 같은 수준이었고
그 형제님은 동생의 투정을 다 받아주는 형 같기도 하고
자식을 사랑으로 키우는 부모같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인데
이거 한 번 입어보라고
목이 길에 올라온 도코리를
하나 건냈습니다.


저는 얼떨결에 받아 들고
쑥스럽기도 하고 당신이 왜 내게 이런 것을 주느냐는 식으로
엉거주춤하고 있는데
자꾸 입어보라고 해서 입었습니다.
따스한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형제 사랑이 느껴져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집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한지가 오래고
작은 댁에 얹혀 살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거든요.


사람들은 어느 만큼씩은 이처럼 다
사랑에 굶주려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도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혈육적인 연결끈이 없는
사이지만 형제사랑으로 맺어진 모습은
더 아름답습니다.


사랑이 무엇이냐?


저는 추운 겨울에 도코리 하나 사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한려수도 멸치를 사러 나가고
또 건네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디 멸치 뿐입니까....
어디 멸치 뿐이겠습니까!!


이 아침에
한려수도 청정해역에서 난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며
저는 사랑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 말못하고
가슴에만 묻어 둔 또 다른 사랑의 흔적들을
먹었습니다.


사랑을 받아 본 사람만이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염치도 없이
덥석 덥석 사랑을 받습니다.


저도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서.... 

 

 

글쓴이 : 갓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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