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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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급히 나오다 보니, 세상의 색이 변해 있습니다.
연한 녹색이, 주변을 온통 점령했습니다.
자고 깨고 하는 사이에 어느 새 이리 되었나 봅니다.
색깔 모양 어느것 하나 이상스러운 것 없이 마음껏 아름답습니다.
순천향대학교 앞을 휙하고 지나는데, 가로수에서 쏟아진 벚꽃잎들이
아스팔트 위에 아주 많이 떼구르르 구르며 지나는 차들을 황홀케 합니다.
참 사치스러운 분이시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주님은 참 사치스러운 분이시다.
이 볼품 없는 아스팔트 위에, 이 아무것도 아닌 아스팔트 위에
이 고운 꽃잎들을 뿌려대시는 주님은 참 사치스러운 분이시다.
사람의 생각으로 본다면, 이 작고 곱고 여린 꽃잎들을 뿌려대려면 적어도
'합당한' '자격있는' 장소를 물색 할텐데...
주님은 사람의 생각과 아무 상관없이
그런 보잘것없는 장소에 더욱 마구 뿌려대십니다.
주여, 저도 사랑을 낭비하는 자가 되게 해 주소서.
요리조리 살펴보고, 가치를 평가하며,
그런 자로 잰듯한 야박한 생각은 더이상 저도 원치 않습니다.
막 뿌려대시는 사치스러운 주님
저도 사랑을 낭비하는 자가 되게 하여 주시고,
제 안에 얄팍한 계산기는 주님 박살내어 주소서.
당신의 낭비 덕분에 지금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글쓴이 : 주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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