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들의 누림글 모음 장소 ^^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로마서에 대한 조감

첨부 1

 

728861.jpg

 

 

1. 사람들은 '논리적'(logical)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의식적이든 무의적이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말하고, 논리적으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그런데 정작 '논리적'이란 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번 비행기를 띄우기가 어려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번 띄우면 영 내려오지 못하고 앞뒤가 없이 온 하늘을 헤매기도 합니다.


2. '논리적'이란 단어의 포장지를 걷어내면, 그 안에 '분류'와 '배열'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즉 흩어져 있는 내용들을 주제에 따라서 하나의 범주 안에 묶고, 그것을 순서에 따라 배열하는 것입니다. 굳이 동일율이니 모순율, 배중율 등 어려운 말을 동원하지 않아도, '주제에 따른 분류'와 '순서에 따른 배열'을 잘하기만 하면, 논리의 기초가 갖춰졌다고 보면 됩니다.


3. 히브리서 9장 10절에 '개혁'(디올도시스, 1357)이라고 번역된 단어의 원래 의미가 'a making straight', 즉 '바르게 배열한다'(setting things right)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히브리서의 분류와 배열을 보면 참 논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뛰어나심'에 대하여 천사보다, 모세보다, 아론보다, 옛 언약보다 뛰어남을 주제별로 묶고, 순서대로 배열하였습니다(1:4-10:39).


4. 바울은 글을 참 논리적으로 잘 썼습니다. 그가 쓴 편지들이 하나하나 성경이 되었을 정도이니까요. 내용의 참된 것 여부를 떠나서라도, 글이 그러하다는 것을 많은 성경학자들이 인정합니다. 베드로도 바울의 글을 말할 때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자들이 다른 성경과 같이 그것도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른다'(벧후3:16)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5. 바울의 다른 글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로마서는 정말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어떤 변호사도 바울과 같이 논리적으로 써 내려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글의 주제인 '하나님의 복음'을, 죄인들로부터 시작하여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게 하고, 다시 그들로 그리스도의 몸으로 조성하게 하며, 또 각 지방에 있는 교회들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 하나하나를 주제별로 묶고, 순서대로 배열하고 있습니다.


6. 로마서는 주로 네 개의 정거장으로 이루어지는데, 각각 네 장으로 이루어집니다. 처음 정거장은 의롭다 함, 두 번째 정거장은 거룩하게 됨, 세 번째 정거장은 그리스도의 몸, 네 번째 정거장은 실제적인 교회생활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굳이 '정거장'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첫 정거장에 머물지 말고, 다시 두 번째 정거장에도 머물지 말고, 세 번째, 네 번째 정거장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7. 이와 같이 칭의, 성화, 그리스도의 몸, 교회는 바울이 로마서를 쓰고자 했을 때 사용한 네 가지 '분류와 배열'입니다. 다만 의롭다 함에 머물지 않고, 성화를 거쳐, 그리스도의 몸에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믿는 이 개인이 의롭게 되어, 천국에 가는 것만이 바울이 쓰고자 했던 주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8.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생활에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바울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 기뻐하시는 뜻, 온전하신 뜻을 분별하라'(롬12:2)고 말합니다. 그리고 교회생활은 바로 그러한 그리스도의 몸의 생활의 표현일 따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로마서 12장 1절의 헌신은 특정 개인이나 특정 단체, 심지어 특정 교회를 위한 헌신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에 대한 헌신입니다.


9. 이러한 분류와 순서를 가진다면 로마서 전체에 대한 조감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즉 로마서는 타락한 상태의 죄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 되어, 각 도시 및 지방에 있는 교회들로 표현되는, 그리스도의 몸의 유기적인 지체가 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러한 조감도를 가져야만 로마서를 주제별로 분류할 수 있고, 그 주제에 따른 배열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조감도를 가지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글쓴이 : 민하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 주와 우리가 함께 만족하고 안식하는 교회생활
    후방에서 군생활을 했는데, 전방GP에서 근무할 기회가 얼마간 있었습니다. 둘이 한 조가 되어서 철책선을 따라 일정 구간을 쭉 경계하며 야간근무를 합니다. 코밑에 고드름이 생길 정도로 추운 ...
  • 주여, 나는 문둥병자입니다
    주여, 나는 문둥병자입니다. “부정합니다. 부정합니다.”하고 나는 매일 사거리에 서서 외치고 있습니다. 내 속에는 거역적인 죄가 있고 주제 넘는 죄가 항시 도사리고 있으며 고의적인 죄가 자...
  • 주여 나를 내 자아와 육에서
    • 유진
    • 조회 수 4882
    • 17.09.06.17:11
    몸의 건축을 위해 적절한 기능 발휘에 이르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엡 4:16). 우리에게 생명의 성장이 부족하다면, 기능 발휘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게 되고 은사와 은혜가 있지만 처리가 ...
  • 주변에서 맴돌며 외로운 교회생활들
    요즘 주님을 사랑하고, 말씀을 사랑하고, 가정생활이나 이웃 친척에게 본이 되는 한 자매님을 목양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연합하는 삶을 사는 이 자매님을 보면 정말 제가 공...
  • 주님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영광을 얻으실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들을 스스로 지나쳐버린... 그 뜻을 좇는 우리는.............. 그분과 함께 이땅의 길을 갈 때 그분이 숨기워져 있듯이 숨기워져 있어야 ...
  • 주님이 저는 더 필요합니다.
    우리는 주님을 얼마나 의지할까? 누리고 있을까요? 이번 주에 저는 한의원에 다녔는데... 그곳에 한의사가 저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해서 교회에서 컴퓨터 일을 좀 해요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
  • 주님이 우리 각 부분에 거처를 정하기를 원하실 때
    전시간으로 캠퍼스에서 봉사하는 어떤 형제님이 계십니다. 하지만 주님이 허락하신 환경으로 어려움이 많으시다고 합니다. 너무 너무 힘들고 너무너무 괴로와서 같이 동반하는 나이드신 형제님...
  • 주님이 요청하시는 것은..
    • 유진
    • 조회 수 16768
    • 15.01.20.13:21
    앞선 세대의 잘못을 다음 세대가 반복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아 어떤 특별한 과정이 없다면 약함과 실패는 대를 이어 반복되게 됩니다. 어린 사무엘을 엘리 제사장 아래 두신 주님의 목적은 이...
  • 주님이 갈망 하시는..
    • 유진
    • 조회 수 16589
    • 14.10.02.08:50
    마음이 굳어 있지 않다는 것 가장 작은 지체의 말에도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 가장 확신을 가지고 있는 일도 보류를 할 수 있다는 것 제한을 사랑하고 어떤 일도 멈출 수 있는.. 그런 것이...
  •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로!
    때로 남자 아이들은 길에서 돌멩이를 보면 발로 차면서 집에까지 갑니다. 집 앞에 와서야 그 돌멩이는 아이의 발길에서 벗어납니다. 사탄은 우리를 계속 차고 다닙니다. 그러나 이 돌이 건축되...
  • 주님의 큰 빛은..
    • 유진
    • 조회 수 15884
    • 14.11.13.14:30
    「나」라는 존재가 주님의 빛에 의해 드러나고 심판 받고 깨어질 때 우리가 들었던 모든 말은 우리에게 실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큰 빛은 처음부터 큰 빛으로 시작되지 않으며 처음에...
  • 주님의 주권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을 위로한다고 말하지 마세요.... 다만 주님께 가져가 기도하여 주세요. 이것이 당신께서 하실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슬픈 마음 있는 사람에게 기도 했다고 말하지 마세요....
  • 주님의 이름을 부름과 파리들
    가만히...주님의 이름을 불러본다. 그러자...갑자기 머리 속 생각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것이 보인다... 파리같다. 주님의 이름을 부른다. 부르는 중에도 잠시 잠깐 머릿 속에서는 생각들이 날...
  • 주님의 은혜가 있어야만..
    • 유진
    • 조회 수 6280
    • 16.11.11.12:34
    PSRP가 PSRP가 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 존재의 문제이기 때문 생각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이기 때문에 조금만 부주의해도 우리의 생각이 나오고 우리의 생각을 흔든다고 해도 영이 나...
  • 주님의 움직이심은..
    • 유진
    • 조회 수 15820
    • 15.01.07.15:33
    주님의 움직이심은 사람의 방법과는 달라서 사람에게 아무 소망이 없을 때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을 때 더 이상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때 오히려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 시점은 사람의 목표가...
  • 주님의 움직이심에 대한 이상을..
    • 유진
    • 조회 수 16086
    • 1
    • 13.11.18.11:03
    미국과 캐나다로 "해외개척 현지적응훈련"을 오기 전에 저희들의 주된 기도는 "주님이 원하시는 이상을 보기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이러한 방향으로 인도하셨다고 믿...
  • 주님의 뜻은 비밀해서..
    • 유진
    • 조회 수 6464
    • 16.08.03.14:56
    주님의 뜻은 비밀해서 마치 그분의 뜻이 아닌 듯이 마치 그분의 갈망이 아닌 듯이 우리의 영 안에 세미한 소리로 찾아 오고 때로는 이름 없는 지체들을 통해 때로는 아주 작은 지체들을 통해 때...
  • 주님의 뜻
    이것이라 말할 수 없고 분명하다고 말할 수 없고 늘 작은 느낌처럼, 작은 속삭임처럼...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아... 작은 기름 부음이 있는 듯, 또 아닌 것도 같고... 다만 성경 말씀만...
  • 주님의 등 뒤에서....
    어제는 주님의 등 뒤에 서서 남모르게 헌신을 서약했던.... 그 마리아 자매님의 마음이 너무나도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남들은 다들 용기 백배하여 사기 충천하여 주님 앞에서 지체들 앞에...
  • 주님의 다루심이 올 때..
    주님의 다루심이 올 때 자기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우는 사람이 있고 주님의 다루심이 있기 때문에 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너무 귀히 보고 이렇게 사랑스럽고 귀한 자신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