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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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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세대라고 불리는 세대의 사람들은 “소유냐 존재냐”라는 제목의 책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처럼 인문학 열풍이 불기 전인데도 이 책은 대학의 필수 교양서적 중 하나로 꼽혔을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많이 팔렸다. 내용인즉슨 ‘내가 가진 소유를 행복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내가 어떠한 존재가 되는 것이 인생에서 행복한 것인가’ 를 묻는 내용이었다.


IMF사태가 오기 전이었지만 이미 어디에나 물신주의가 팽배해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석학이었던 에리히 프롬의 이 질문은 사람들을 그다지 사로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모든 이들이 더 많은 소유를 향해 달려가는데 내가 어떤 인격을 가진 존재인가를 묻는 것은 인생에서 아주 중대한 일임을 깨닫게 한 책이었다. 물론 많은 문학작품이 이러한 질문을 에둘러 해 왔고 그런 작품들에 빠지기도 했지만 주로 그 소설들의 미학이나 정서나 스토리텔링을 더 탐닉했던 것 같다. ‘삼박자 구원’, ‘오중 축복’이라는 소유를 강조하는 설교의 홍수가 한국 교회를 휩쓸고 있던 삼십 세 전후, 나는 오히려 존재가 축복받는 영원하고도 참된 길을 알고자 한없이 갈망하게 되었다.


어쨌든 이 책의 질문이 먼지 같은 작은 별빛이었다면, 그 후에 교회를 만나고 성경을 통해 알게 된, 우리 존재가 하나님의 인격과 성품으로 변화된다는 계시는 샛별과 같은 뚜렷한 빛이었다. 그 빛비춤이 가진 흡인력은 오늘날까지 나를 더욱 광명한 빛 가운데로 이끌고 있다.


마가복음 10장 17절에서 31절을 보면, 예수님께 부자 청년이 찾아와 내가 어떻게 하여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여쭙는 장면이 있다. 그 질문에 대한 주님의 답변은 네 소유를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고,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는 것이었다. 여기서 주님의 관심은 가난한 자를 구제함이 아니라 그 부자 청년이 재물을 다 팔아 자기 소유를 갖지 않는 것에 있다. 자기 소유가 있을 때, 그 사람의 존재는 빛이신 주님을 따를 수가 없는데 그것은 재물이라는 들보가 이미 그의 눈을 덮었기 때문이다. 28절에서 베드로는 그의 급하고 드러나는 성격대로 “보십시오.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에 대해 주님은 명쾌하고도 확신에 찬 말씀으로 답변하셨다.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나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논밭을 버린 사람은,
지금 이 시대에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논밭을 백배나 받지만 박해도 함께 받으며,
오는 시대에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입니다.”


여기 버리는 것이 있고 얻는 것이 있다. 가정이나 인간관계를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주님의 귀함을 봄으로 속에서부터 그것들의 속박에서 놓여나라는 것이다. 그럴 때, 오히려 새롭게 부활 안에서 이러한 것들을 얻게 되는데, 그것은 영원히 폐하거나 썩지 않는 영원한 생명 안에서 얻어짐으로 내 자신이 영원한 생명이라는 견고한 건축물 속에 연합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재물, 직장이라는 나의 소유가 나를 지배하고 노예 삼았지만 그것들을 헌신의 제단 위에 드렸을 때 제단의 거룩한 불로 태워져 되돌아오는 것이다. 현재에서는 교회생활을 통해, 몸의 지체들을 통해 부모나 친척의 실재를 얻게 되는 문제이고, 장래에서는 천연적인 관계가 나와 함께 드려졌으므로 장차 심판의 불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러한 것들은 그림자이고 이러한 것들을 주신 하나님의 실재가 우리 속에 주입되어 그 성분이 영원한 합일로 새 예루살렘까지 지속된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버리는 방면에 대해 큰 은혜를 입은 간증이 있다. 결혼하여 큰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 고생 끝에 산 집이 십이 년쯤 후에 대출이 밀려 경매를 당하게 되었다. 그 당시 우리 가정은 영적으로 아주 좋지 않았다. 세 아이들을 낳아 기르고 갑자기 발병한 남편의 병구완을 하고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주일집회만 가는 정도로 떠내려가게 되었다.


그러다 주님의 사랑의 징계가 임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를 버리지 않으신 그분의 지극한 사랑이 얼마나 감사한지! 주님께 사로잡혀 이미 이십대 초반에 헌신한 나는 이 환경이 주님의 방문인줄을 즉각 깨달았고 어쩔 수없이 기도로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투병 중인 남편과 세 아이들과 어쩌라는 것인지요?’라는 기도보다 ‘주님! 이번 기회에 돌이켜 주님을 다시 섬기게 해 주십시오!’라고 간구했다. 성령이 시킨 이 기도는 주님을 기쁘게 했는지 얼마 되지 않아 응답이 기름부음 안에서 확실하게 왔다. 경매라는 환경의 문제를 기도해서 상자에 넣고 상자 뚜껑을 닫아 주님 손에 달라고 하셨다. 그 다음 집을 건지기 위한 노력을 일체 하지 말고 다만 주님께 감사만 하라고 하셨다. 아직 감사할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나는 모든 환경을 주님 손에 내려놓고 다만 감사드렸다.


그러자 경매 한 달 후에 전국 중고등부 청지기집회에 장난 밖에 모르는 철부지 막내가 열흘간 참석하게 되었다. 열흘 후에 돌아온 아이는 전의 그 자녀가 아니었다. 장중하며 그 무언가 빛나는 확신에 사로잡혔으며 무엇보다 활력동반자 형제와 아침저녁으로 중보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월세로 간 집에 방이 두 개밖에 없었으므로 그 아이는 화장실에 들어가 기도했다. 이년간 지속된 이 자녀들의 명확한 기도 한마디 한마디는 세상과 자아에 침륜된 나를 깊이 흔들어 깨웠다.


아! 이거였구나! 주님이 감사하라는 것은!


집을 건지기 위해 뛰어다니라는 주변의 독촉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다만 주님께 맡기고 순종했을 때, 주님은 욥처럼 이전 것을 되돌려 주셨을 뿐 아니라 더욱 탁월한 주님 자신으로 우리를 채워주셨다. 그 자녀의 헌신은 주님의 은혜로 계속 이어졌다. 형과 어머니인 나를 되돌렸을 뿐 아니라 결혼하여 주님의 애정 어린 인도 아래 사역을 위해 장비되고 있다.


주님이 버리라고 하는 것들을 버리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가? 결국 우리는 주님 자신 아닌 것은 모두 버리게 되고 우리 존재는 영에서부터 혼 안에까지 주님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드디어 사랑하는 주님을 뵙는 그 순간, 우리 몸이 변형되어 우리는 온통 주님이 되는 것이다.


소유냐? 존재냐?


모든 흐름이 재물을 좇아가는 지금,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성경에 계시되어 있다.


에베소서 1장 13절에서 14절을 보면, “그분 안에서 여러분도 진리의 말씀, 곧 여러분을 구원하는 복음을 듣고 그분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도장 찍혔습니다. 이 성령은 우리가 얻은 유업의 보증이 되시어, 하나님께서 사신 소유를 구속에 이르게 하셔서, 그분의 영광이 찬송되도록 하시는 분이십니다.”라고 말한다. 이 구절에 따르면 성령께서 도장 찍으심은 우리 존재 속에 계속 그분 자신을 더하시는 것이다. 이 도장 찍으심은 우리를 그분의 성분으로 적시시고, 기름 바르시고, 잠기게 하시고, 그분과 같이 거룩하게 하시는 것이다. 우리 죄의 몸이 구속되는 그날까지....


주님을 믿는 우리가 받은 축복은 보이는 땅의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원한 하나님을 얻고 우리가 그 하나님으로 충만되고 거룩하게 되는 궁극적인 축복이다.


빛 가운데서 이러한 계시를 얻는 것은 참으로 은혜이다. 이 빛을 날마다 새롭게 하사, 주님께 내 존재를 활짝 열고 주님을 충만히 받아들이는 진정한 축복 안에 머물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기도하는 아침이다.



글쓴이 : 종려나무

출처 : http://www.btm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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