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들의 누림글 모음 장소 ^^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며

첨부 1

 

tsvety-romashki-fon-1.jpg

 

 

오늘 아침에
한려수도 산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며
문득 40 여년 전 초등학교 시절의 한 아이가 생각났습니다.


점심 도시락으로
깨소금을 싸온 아이였는데
시장에서 장사하는 홀 어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하루는 자기 집에 놀러 가자고 해서
따라가 보았더니
시장 한가운데 주욱 들어선 상점들 가운데서
그녀석 어머니는 이불가게를 하고 계셨습니다.


바쁘다면 바쁜 와중에
혼자 키우는 자식을 위해
볶은 참깨와 소금을 갈아 아들 도시락을 싸실
생각을 하셨나 봅니다.


요즘 이불가게 할 정도면 왠만큼 사는 집인데
그 당시는 어린 마음에도...참 형편이 어렵겠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여러 곳에서 느껴졌었습니다.

 

대학 다닐 때
교회에 연결되었습니다.


경영학과 다니던 한 형제님이
저를 양육해 주셨습니다.


육신의 나이는 별로 차이가 안 나지만
그 때 저는 어리광 부리는
아니면 사춘기 반항아 같은 수준이었고
그 형제님은 동생의 투정을 다 받아주는 형 같기도 하고
자식을 사랑으로 키우는 부모같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인데
이거 한 번 입어보라고
목이 길에 올라온 도코리를
하나 건냈습니다.


저는 얼떨결에 받아 들고
쑥스럽기도 하고 당신이 왜 내게 이런 것을 주느냐는 식으로
엉거주춤하고 있는데
자꾸 입어보라고 해서 입었습니다.
따스한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형제 사랑이 느껴져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집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한지가 오래고
작은 댁에 얹혀 살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거든요.


사람들은 어느 만큼씩은 이처럼 다
사랑에 굶주려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도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혈육적인 연결끈이 없는
사이지만 형제사랑으로 맺어진 모습은
더 아름답습니다.


사랑이 무엇이냐?


저는 추운 겨울에 도코리 하나 사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한려수도 멸치를 사러 나가고
또 건네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디 멸치 뿐입니까....
어디 멸치 뿐이겠습니까!!


이 아침에
한려수도 청정해역에서 난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며
저는 사랑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 말못하고
가슴에만 묻어 둔 또 다른 사랑의 흔적들을
먹었습니다.


사랑을 받아 본 사람만이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염치도 없이
덥석 덥석 사랑을 받습니다.


저도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서.... 

 

 

글쓴이 : 갓맨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 자신을 숨기시는 하나님
    • 메이
    • 조회 수 15929
    • 13.10.14.11:15
    주 여호와는 자신을 숨기시는 하나님.. 우주를 창조하신 후에도 우주 안에 숨어 버리셨네. 그분을 볼 수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우리의 모든 상황 안에 그분이 숨어 계신다네. 숨겨진 방식으로 ...
  • 자신만이 모르는 자신만의 문제를 볼 수 있다면...
    오늘 일을 하다가 문득 내 안에 들리는 것이 있었는데 많은 일들도 중요하지만... 오늘 이 시기는 자신이 뭔가를 돌이켜야 할 것이 더 많은 것이 아닌가..... 그리고 보지 못한 부분을 볼 수 있...
  • 자신 안에서, 그리고 몸 안에서 주님을 따라감..
    주님이 가장 사용하실 수 있는 사람은.. 일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 주님의 전환이 있을 때 기꺼이 전환할 수 있는 사람.. 주님의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그분을 따를 수 있는 사람.. 자신 안의 ...
  • 자매와 함께 심방을
    목요일은 유일하게 공식적인 집회가 없는 날이다. 저녁 식사 후 자매와 아침 기도 시간에 약속한 지체들 가정에 심방을 가기로 했다. 심방은 피차 주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이기에. 어느...
  •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기를 갈망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자기를 부인할 수 없고 자기 십자가를 질 수 없는 존재인 ...
  • 자기 연민
    자기 연민이 많은 사람은, 늘 다른 사람과 자기의 처지를 비교하며, "자매님의 환경은 아무 것도 아니야. 내 환경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야."라고 하며 이리 저리 늘 지체들과 비교함으로 그...
  • 자격은 거저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의 신분은 자신이 획득한 것이 아니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입니다. 이를테면 왕정제도같은 것이죠.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왕정제도를 부활하자는 말이 있었는데 그들의 꼼수가 무엇...
  • 잊혀진 시간들
    1. 세상의 범주에서는...어떻게든 자꾸 노출되고 대중에게 각인되어야 여러 가지 기회도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눈 도장'이라는 말도 생겨 났습니다. 요즘은 어떻게든 '튀어야' ...
  •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함
    우리가 매일매일 말씀을 영의 실재로 누리지 못할 때 때때로 쌓여진 지식으로 인해 그것이 자신의 전통과 유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다른사람의 외적인 약함을 안에서 판단이 되고 ...
  • 임재
    주님. 주님의 오심에 얼마나 떨림으로 준비하고 있었는지요. 내 결혼과 내 장래에 대해 기도할 때마다 기름부음이 없고, 메마른 데도 그런 느낌을 그저 없듯이 치부하고 내 마음대로, 사랑하는 ...
  • 임재
    주님. 주님의 오심에 얼마나 떨림으로 준비하고 있었는지요. 내 결혼과 내 장래에 대해 기도할 때 마다 기름부음이 없고, 메마른 데도 그런 느낌을 그저 없듯이 치부하고 내 마음대로, 사랑하는...
  • 일의 축복은..
    • 유진
    • 조회 수 12874
    • 15.04.01.20:33
    일의 축복은 그 일의 시작이 누구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옳은 이치와 합당한 이유와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도 그것이 주님으로부터 시작된 것임을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서...
  • 일상생활에서 모든 것을 포함하신 주님을 공급자로 누리기
    지난주 토요일은 연휴로 인해 교회와 집안에 손님들을 접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님 안에서 여러가지 마음에 닿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서울교회 지체들이 방문하여 대전 지체들의 사랑과 ...
  • 일본인 "H" 자매님
    저희 지역에 일본에서 유학온 "H자매가 있습니다.. 어제는 복음텐트에서 얻어진 한 형제(일본 NHK근무했던)와 함께 매주 하는 RSG에 "H" 자매님을 초대하여 같이 성경을 읽었습니다.. 이야기 중...
  • 일보다 생명을 주의함
    중국 땅에서 한 알의 밀로 땅에 떨어졌던 바버 자매님은 한 가지 항목에 있어서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본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그분이 일생 동안, 전일하게 일보다 생명을 주의했다는 것입니다...
  • 인수 위원회
    얼마 전 함평 영광 출신 Y라는 분이 서울 관악구청장에 선출되어 내가 잘 아는 분이 혹시 구청의 경비반장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기대하며 찾아 갔었는데, 그 쟁쟁한 인수 위원회 사무실에서는 ...
  • 인간적인, 오 너무나 인간적인!
    80년대 중반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대만에서 장오신 형제님이 오셔서 한국에 있는 교회들이 CCC 회관에 모여 며칠 동안 특별집회를 하였습니다. 집회에서의 메시지나 문 두드리기 실행도 인상적...
  •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주님 당신보다 나를 사랑했다는 것을... 참으로 오랜 시간이었습니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고... 당신의 얼굴 한 번 보기까지 나의 눈은 내 자신을 향해 있었습니다. 당신...
  • 이제는 실재가 회복되길...
    한 형제님이 올려주신 마가복음의 개요들을 살펴보았다. 아름다운 한 사람의 예수의 자서전이자 하나님-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이제는 우리가 그런 목차를 알고 누리는 단계에서 한 단계 실제로...
  • 이제는 믿음의 사람이고 싶습니다.
    단정적으로 말해 사람은 믿음이 없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타자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한번 의심이 속에서 뭉글뭉글 피어오르기 시작한 경험이 있다면... 그런 의심의 상상이 어디까지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