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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에 대한 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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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들은 '논리적'(logical)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의식적이든 무의적이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말하고, 논리적으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그런데 정작 '논리적'이란 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번 비행기를 띄우기가 어려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번 띄우면 영 내려오지 못하고 앞뒤가 없이 온 하늘을 헤매기도 합니다.


2. '논리적'이란 단어의 포장지를 걷어내면, 그 안에 '분류'와 '배열'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즉 흩어져 있는 내용들을 주제에 따라서 하나의 범주 안에 묶고, 그것을 순서에 따라 배열하는 것입니다. 굳이 동일율이니 모순율, 배중율 등 어려운 말을 동원하지 않아도, '주제에 따른 분류'와 '순서에 따른 배열'을 잘하기만 하면, 논리의 기초가 갖춰졌다고 보면 됩니다.


3. 히브리서 9장 10절에 '개혁'(디올도시스, 1357)이라고 번역된 단어의 원래 의미가 'a making straight', 즉 '바르게 배열한다'(setting things right)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히브리서의 분류와 배열을 보면 참 논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뛰어나심'에 대하여 천사보다, 모세보다, 아론보다, 옛 언약보다 뛰어남을 주제별로 묶고, 순서대로 배열하였습니다(1:4-10:39).


4. 바울은 글을 참 논리적으로 잘 썼습니다. 그가 쓴 편지들이 하나하나 성경이 되었을 정도이니까요. 내용의 참된 것 여부를 떠나서라도, 글이 그러하다는 것을 많은 성경학자들이 인정합니다. 베드로도 바울의 글을 말할 때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자들이 다른 성경과 같이 그것도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른다'(벧후3:16)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5. 바울의 다른 글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로마서는 정말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어떤 변호사도 바울과 같이 논리적으로 써 내려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글의 주제인 '하나님의 복음'을, 죄인들로부터 시작하여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게 하고, 다시 그들로 그리스도의 몸으로 조성하게 하며, 또 각 지방에 있는 교회들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 하나하나를 주제별로 묶고, 순서대로 배열하고 있습니다.


6. 로마서는 주로 네 개의 정거장으로 이루어지는데, 각각 네 장으로 이루어집니다. 처음 정거장은 의롭다 함, 두 번째 정거장은 거룩하게 됨, 세 번째 정거장은 그리스도의 몸, 네 번째 정거장은 실제적인 교회생활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굳이 '정거장'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첫 정거장에 머물지 말고, 다시 두 번째 정거장에도 머물지 말고, 세 번째, 네 번째 정거장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7. 이와 같이 칭의, 성화, 그리스도의 몸, 교회는 바울이 로마서를 쓰고자 했을 때 사용한 네 가지 '분류와 배열'입니다. 다만 의롭다 함에 머물지 않고, 성화를 거쳐, 그리스도의 몸에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믿는 이 개인이 의롭게 되어, 천국에 가는 것만이 바울이 쓰고자 했던 주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8.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생활에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바울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 기뻐하시는 뜻, 온전하신 뜻을 분별하라'(롬12:2)고 말합니다. 그리고 교회생활은 바로 그러한 그리스도의 몸의 생활의 표현일 따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로마서 12장 1절의 헌신은 특정 개인이나 특정 단체, 심지어 특정 교회를 위한 헌신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에 대한 헌신입니다.


9. 이러한 분류와 순서를 가진다면 로마서 전체에 대한 조감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즉 로마서는 타락한 상태의 죄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 되어, 각 도시 및 지방에 있는 교회들로 표현되는, 그리스도의 몸의 유기적인 지체가 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러한 조감도를 가져야만 로마서를 주제별로 분류할 수 있고, 그 주제에 따른 배열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조감도를 가지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글쓴이 : 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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