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들의 누림글 모음 장소 ^^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관계중심의 교회생활

첨부 1


roza-buton-makro-boke-2690.jpg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현대문학} 9호, 1955.9)



A flower


A mere gesture was he
ere I called his name.


When I called his name
that he came to me to be
a flower.


As I called his name,
Oh that one'd call my name,
a match to 'tis hue and odor of mine.


I'd also go to him
to be his flower.


We all want to be
something to someone.


You to me, and I to you
want to be a wink unforgettable.



부드럽게 한번 써 보았습니다 ㅋㅋㅋ(시 한편&영작연습 포함)


어떤 분이 저의 어느 글에 '관계중심'의 교회생활이라는 댓글을 달았더군요. 그것을 읽으면서, 정말 맞다는 생각이 재삼 들었습니다. 교회생활도, 인간살이도, 사회생활도, 다 그 핵심은 관계에 있습니다. 모두가 가난해도, 생활이 힘들어도 관계가 아름답다면 견딜만 한 것이고, 행복할 것입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의 원형질은 아마도 농업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득한 농경사회에서의 추억을 아직도 간직하고 그리워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예외가 아니지요. 70년대와 80년대의 급격한 서구화와 산업화 도시화를 거치면서 우리는 너무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어버렸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가난을 벗어난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우리는 정신적인 가치를 잃고 많은 세월을 방황하면서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균형을 잡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사회적으로도 많은 젊은 사람들이 귀농을 한다고 하더군요. 잃어버린 것이 소중했음을 깨닫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잃은 것일까요? 바로 관계입니다.


'자신의 색깔과 향기에 맞는 이름으로 누군가가 자신을 불러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관계를 해치는 요인들이 있다면, 바로 외적인 성취를 중심삼고 살아가는 것이 한 요인이요, 물질적인 것들을 위해서 대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한 요인이요, 사회적 관계인 계급관계를 사람들과의 관계인 대인 관계에 대입하려는 것이 또 한 요인입니다. 특별히 교회에서 성취중심, 외적인 능력중심, 계급관계를 은연중에 가하려는 의도, ... 이런 것은 다 건강한 교회생활과 생명의 성장에 방해가 됩니다.


우리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섬길 의무만 있을 뿐,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이 우리의 기대에 맞춰지도록 요구할 의무, 그렇지 못할 때, 압력을 가할 의무를 전혀 가지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나 쉽게 이것을 잊어버리는지...그리고 얼마나 쉽게 관계를 해치는 사람들의 관념에 영향을 받는지...


'형제들아, 서로 사랑하자.'...자신의 방식대로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을 때, 하늘에서 불을 내려 모두를 살라버리고 싶어했던, 그래서 우뢰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주님으로 부터 얻었던, 불같은 요한 사도는 주님의 본질의 본성인 사랑을 많이 많이 입어서, 이런 '사랑의 사도'가 된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우리를 부를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색깔과 향기에 어울리는 그런 사람으로 대우받는 것을 느끼게 되고, 비로소 이럴 때만,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무엇이 되고, 꽃이 되는 그런 관계를 세울 수가 있을 것입니다.


나부터, 주님께 열어드리기 원하고, 주님의 사랑에 열어 드림으로, 주님이 나도 요한 사도처럼 사람을 '나에게 꽃과 의미가 되는 그런 사랑으로' 사랑하는 관계를 맺는 삶을 살기 원합니다. 아멘.



글쓴이 : 빛있으라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다음글 : 골방
이전글 : 딸기송(頌)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 이미 예비되어 있었다.
    <주님의 섬세함> 이미 예비되어 있었다. 나는 디베랴 바닷가에서 주 예수님께 받은 공과를 결코 잊지 못한다. 아마도 베드로는 더 그럴 것이다. 그날 디베랴 바닷가에서 주님을 만난 후로 베드...
  • 몸의 거부하는 본성
    정상적인 몸은 어떤 것을 받아들이는 본성이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거부하는 본성이 있습니다. 우리 몸은 음식을 받아들이지만 음식 안에 섞여 있는 돌을 받아들지는 않습니다. 받아들이는 본성...
  • 성공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꼬마 때부터 뒤처지고 싶진 않았습니다. 최소한 앞선 그룹에 있던지, 아님 초월하던지... 교회생활에서도 성공하고 싶습니다. 머리에 영적인 지식들을 마구 ...
  • 먼저 합당히 듣는 법을 배웠더라면..
    당장의 필요를 채우려 잘못된 길로 들어섰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했네 기도를 한다는 것은 영을 사용한다는 것은 말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닌 듣는 것을 배우는 것 합당하게 들을 줄 알 때 ...
  • 정상적이면서도 진귀한..
    • 유진
    • 조회 수 4045
    • 17.03.17.14:18
    생명을 알 때 생명이 우리 일의 기준이 되어 그 생명의 표준에 미치지 못할 때 만족이 없어 사람들의 칭찬과 일의 번성이 우리의 기준이 될 수 없어 비록 사람들이 찾지 않고 사람들이 알아 주...
  • 주의 회복을 갈망하는 우리는...
    아 주의 영광스런 회복!! 이렇게 외칠 때 우린 자신이 정말 굉장한 사람인 줄 착각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분의 영광스런 경륜 안에서 보면 굉장하지만) 주의 회복 안에 불림받은 우리는 그러나...
  • 자유인 영 안에 이르기까지..
    • 유진
    • 조회 수 4052
    • 17.05.03.14:43
    주관적인 사람은 이미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음으로 감옥에 갇히는 것이 아닌 이미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이기에 사람들의 말로 확증될 뿐 주관적이지 않는 사람은 모든 말...
  • 생명이 흘러 나가야
    • 유진
    • 조회 수 4056
    • 17.07.21.15:11
    주님을 위한 많은 일꾼들이 있지만 생명 안에서 주님을 섬기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당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흥왕했던 일들을 볼 수 있지만 시간의 시험이 지났...
  • 말
    소위, 열성 신도에다 엄청난 부자로 잘 살던 사람이 갑자기 재산을 강탈당하고 불타고 자녀들도 죽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악창이 나서 기와 조각을 가져다가 득득...
  • 뼈와 살에 대하여
    뼈와 살에 대하여... 뼈에 대한 글자 그대로의 느낌을 말하자면 딱딱하고 흔들림이 없고 중심에 있는...등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살은 우선 느낌이 부드럽고 보이는 바깥 부분에서 중심을 감싸...
  • 이 어떠한 사람인가!
    어떤 것이 가장 사람답게 사는 길인가? 하나밖에 없는 목숨 어찌 살아야 죽음 앞에 이르렀을 때 잘 살았다는 말을 들을꼬 이런 사색과 고민 속에 빠져 지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야말...
  • 참으로 있는 것
    아침에 이런 묵상이 있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아 볼 수 없는 것이 있는가 하면 잠깐 있다가도 없는 듯 사라지는 것이 있습니다. 반면에 비록 육신의 눈으로 볼 수 없어도 실재하는...
  • 그녀는...
    그녀는 결혼하여 칠 년간을 남편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리고 자녀도 없이 남편도 없이 하늘을 바라고 팔십사 년을... 과부로 살았습니다. 땅에 속한 어떤 즐거움도 취하지 않고.. 성전에 갇힌 ...
  • 당신의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 유진
    • 조회 수 4120
    • 17.08.02.16:48
    주님 안의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 당신의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생명의 노래를 그리워하는 나이 드신 분들과 생명이 부족한 세상이 가미된 노래에 젖어든 젊은 세대들에게 당신의 노래를 부르게 ...
  • 시끄러움은 좋은 징조입니다.
    이태원에 가게를 갖고 있다 보니... 각국 나라 사람들을 다 보게 됩니다. 미국 캐나다 러시아 유럽계..필리핀..일본..심지어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화교까지.. ..좋은 점은 각국 나라 사람...
  • 그분의 그림자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피어나는 꽃들처럼 나의 존재감을 느끼는 것은 그분의 빛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주님 곁에 다소곳이 앉아만 있어도 그분의 말씀은 노래가 되어 내 가슴에 메아리칩니다. ...
  • 전환되기 위해서는..
    • 유진
    • 조회 수 4171
    • 17.06.19.14:39
    짐을 지고 왔다가 다시 지고 갈 때가 많았네 부담을 해방하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을 때가 많아 우리는 집회의 공허함을 피하기 위해 많은 말을 하도록 사람들을 가르쳤지만 이제는 영 안의...
  • 이 일을 위해 당신은 부르셨습니다.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가야 합니다. 다른 것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서 있어야 합니다. 다른 것을 할 수 없습니다. 오해를 받아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일을 해야 합...
  • 몸 안에서 좁은 길을 갈 수 있길...
    얼마 전에 개량 한복을 입은 아주 씩씩해 보이는 아줌마는 아니고... 그렇다고 어린 처녀는 아닌 거 같은 상황을 짐작키 어려운 여인이 와서 차와 샌드위치를 먹고 가서는... 좀 전에는 일단의 ...
  • 집
    글 제목을 '집'이라고 적어 보았습니다. 예전에 어떤 형제님과 함께 네브라스카 주의 링컨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와서 다른 주로 가보기는 아마 그때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