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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속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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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이가 벌써 이런 얘기를 꺼내면 안될 것 같지만..


며칠 전에는 사무실 서고에 무엇을 찾으러 갔다가
가만 있어보자, 내가 왜 여기를 들어왔었더라......
아 그렇지, 내가 무얼 찾으려고 왔었지.
그런데 무얼 찾으려고 들어왔지.. 생각만 하다가
그냥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이름하여 건망증).


살다보면 도저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
싶은 것도 서서히 현실이 되어 가는가 싶습니다.
차에다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내리는 일은
최소한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좁은 아파트 주차장이라서 가로막아놓은
저의 차 유리에 적힌 제 핸드폰을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안 받더라고 하면서
급하고 화난 얼굴로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는
아주머니 앞에서 얼마나 무안했는지 모릅니다.



대부분의 지나가는 생활이나 일은
한계가 있는 기억력 앞에 희미해져 버립니다.
영원히 기억될 것 같은 일도
시간의 마취제는 슬며시 무효로 돌려놓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시간이 갈수록 또렷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칠순이 넘은 어머니가 기억이 떨어진다고 걱정하시면서도
어릴 때 옆집 누가 개떡 먹다가 목에 걸린 일이며..
옛 추억을 말씀하실 때 보면 기억이 그렇게 좋으실 수 없습니다.
가끔 가다 툭 던져나오시는 말씀은 모두 옛 추억들입니다.


시마다 때마다 생각나는 기억나던 것도
필요한 어느 순간에는 잊어지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할 광경이 있습니다.
그 때 그것은, 이상하게 갈수록 자꾸 또렷해져만 갑니다.



지식은 우리가 늘 기억해야 하는 어떤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잊으면 지식이 되질 못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이상은 사로잡는 어떤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해도 생각나고, 저것을 해도 떠오르는 것입니다.


잊지 않기 위해 애써 붙들어야 하는 것이 지식입니다.
그리스도에 관한 지식도 어떤 의미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행여 잊을까 붙들지 않으면 유독 그리 쉽게
건망이 발동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지식은 이상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이상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식일 뿐입니다.
(지식이 필요없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상이 없다면 성경은 교리와 지식들의 책일 뿐입니다.
사로잡힌 이상이 성경을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책이 되게 합니다.


바울은 '하늘에서 보이신 이상을 내가 거스르지 아니하고'
(행26:19)라고 했습니다. 그가 본 이상이 그의 일생을 통제했습니다.
앉아 있어도 떠오르고, 서 있어도 생각나고
누워도 떠오르고, 장막짓는 일을 해도 생각나는 것이
그에게 하늘에서 보이신 이상이었습니다.
그가 본 이상은 그리스도와 몸된 교회였습니다.
그것이 그의 일생을 작은 부분까지 통제하였던 것입니다.


운동장에 금 그린다고 냅다 엉덩이 치켜들고
목표(이상)를 쳐다보지 않고 그린다거나
한번 쳐다보고 내쳐 그려나가기만 한다면
다 그린 뒤 금은 비뚤어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짜피 우리 인생은 목표를 향해 금을 그려갈 뿐입니다.
뒤돌아 보았을 때 비뚤어진 금 그리기가 아니게 하소서.
한번 이상에 사로잡힐 뿐 아니라, 매일 이 이상에 사로잡히게 하소서.


오, 주님.. 나를 사로잡는 그런 이상이 과연 있는지요.
앉아도 생각나고 누워도 생각나는 이상이 내게 심겨졌는지요.
옆에서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쉽게 자신의 상처만을 돌보고
조금만 성취하는 것이 있어도 교만이 목에 올라오는
'땅에 속한 것'이 나를 점유하고 있지는 않았는지요.
주여, 일생토록 사로잡힐 이상을 주시옵소서.
흔들릴 수 없는 그리스도와 그 몸된 교회의 이상을 주시옵소서.



글쓴이 : 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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