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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게 끓이기

첨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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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근하시는 분들의 아침 시간은 대부분 바쁘실 것입니다.
새벽 네시 반에 눈을 뜨는 저희 집의 아침 역시 어찌하다
보니 바쁘긴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도 아침에 집회소에 나가서 한 시간 반 정도 함께
기도하고 진리를 추구하고 집에 들어서면서... 바빠서
아침을 준비 못해 미안하다고 집사람이 한 마디 합니다.


하긴 주부가 새벽같이 나갔다가 아침 7시쯤 들어 와서
준비하고 30분 후에 출근을 하려면 국 하나 끓이기도 마음에
여유가 없을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아침은 간단하게 먹는 편인데, 오늘 따라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집사람은 출근 준비
하느라고 바쁜 틈을 타서 뭘 좀 따듯한 국물을 먹여 보낼
만한 것이 없나 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김치가 눈에 뜨였습니다. 같은 소 그룹 한 자매님이 담아
주신 것인데, 문득 저거면 뭔가 하나 해 낼 것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그냥 큰 맘 먹고 김치찌게를
한번 끓여보는 거야....


2.
김치를 꺼내서 가위로 대충 잘라서 냄비에 넣고, 물을
조금 붓고, 냉동실을 열어 말린 멸치를 꺼내서 넣고,
조금 끓기 시작한 후 참 기름을 조금 넣고, 너무 시거나
짜지 않도록 흑설탕을 반 수푼 넣었습니다.


어릴 적에 어머니가 해 주신 볶은 김치는 그야말로 밥 도둑
이었는데...그리고 그때는 특히 겨울철 화로불에 보글보글
끓던 김치찌게(볶음)에 산초기름을 넣었던 것이 맛이 일품
이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 새 냄비 속은 보글보글 소릴
내면서 김치찌게 냄새를 솔솔 풍기기 시작합니다.
"여보 조금 만 떠 주실래요? 좀 식게..." 그리고 잠시 후
"여보 잘 먹었어요. 다녀 올께요."


3.
이렇게 쓰면 매일 아침마다 뭘 하는 것처럼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사실은 이런 날은 매우 드뭅니다.


그러나 예전의 저같으면 이런 생각조차 못했을 것인데
어느 시점 이후부터 사고하는 것에 융통성을 얻게 된 결과
의 한 단면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래야만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럴 수는 없다..는 그
마지노선이 도대체 무엇인가?...저의 경우는 제 안에
양보할 수 없는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리스도 자신을 얻는 것이고, 또 하나는 몸을 건축
하는 것(다른 이들을 세워주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에 대해
서는 인간적인 약함과 능력부족으로 못 미칠 수는 있으되,


이것들은 제 마음 안에서 가치를 두고 있는 최후의 마지노
선입니다. 그 이외는 상황 따라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지식하기 그지없고 융통성 없기로 하면
누구 못지 않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4.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끼어들기만 하면 문제를 일으킵니다.
또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가면 있던 분쟁도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자기 주관이 강하고, 자기 율법이 많은 사람일수록 사실은
자기도 피곤하고 남도 피곤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바로 그런 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리스도가 아니라면 이러면 어떻고 또
저러면 어떤가 라는 태도를 취하니까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환경을 최대한 그리스도를 얻는 기회로 삼으려
하니 겉으로는 줏대도 없는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나 남모르는
실속이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김치찌게 하나 끓여 놓고 자기 자랑만 한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이 시간 또 보혈을 의지합니다.

 

 

글쓴이 : 갓맨

사진 : Evelyn 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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