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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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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은 당혹감 속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돕는 어떤 지체들이 갑자기 어려워지고 좌절을 겪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원인을 몰라서 애를 먹었는데, 오늘에야 분명해졌습니다.


봉사하는 사람들로서 저를 포함한 미국의 이곳에서 봉사하는 지체들이 갖는 공통의 약함은 무엇인가 하면, 새로운 지체들이 보다 더 많은 열정과 보다 더 많은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보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때 마다, 우리는 흥분해서, 그들이 잘 전진하고 있다고 '적극적인 보고'를 함으로써, 팀원들이 격려를 얻기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그런 지체들은 예외없이 금방 좌절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무척이나 힘이 들면서 '애구~~이 성격 약한 미국인들...또 저러네'라는 장탄식을 하곤 했습니다. 물론 미국인들의 변덕은 세계가 알아줘야 할 수준이고, 자신들의 역량을 모르고 과열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식어버리는 것은, 정신력이 강한 한국인들이 이해하기에는 정말 역부족인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냥 그런 식으로 볼 수만은 없음이 오늘에야 분명해졌습니다. 바로 내가 문제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일정 부분 미국인들의 허약한 심성도 분명, 한 몫함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인들과 사업을 하거나, 미국인들을 채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분명 이점을 이해하고 대비를 해야 성공할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들은 항상 자신의 헌신하는 역량이나, 충성심에 비해 과다하게 말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속된 말로 '뻥'스런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어디나 그런 사람들이 있음으로 일반화 시킬 수는 분명 없을지라도, 상당히 그런 경향이 농후합니다. 미국에 갓 2년 반 정도 밖에 살지 않은 사람이 별스런 말을 다한다고 폄론하시면 할 말도 없긴 합니다만, 서울에서 사업을 할 때도 미국인들을 몇명 채용해 보았고, 또 미군부대 생활도 한 2년 한 것까지 합하면 미국인들과 산 것도 대략 5년 쯤 됩니다. 그리고 한인들을 상대로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자나 깨나 미국인들만 상대하면서 그 정도 세월을 살았으니 좀 주제가 넘더라도 양해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두 지체(부부임)가 양육 약속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동거하는 부부라서, 혹시 무엇이 잘못되었나 염려가 되기도 하고, 연락이 없이 그냥 사라지는 미국에서는 매우 흔한 사태에 대해서 분개도 나기도 하였습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린 후에 전화를 해보니, 전화를 받더라구요. 그 지체가 하는 말, '당신과의 교통은 너무나도 도움이 되고...그렇지만 과속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생겨서 압도당하는 느낌이 있어서 오늘 오지 않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수요일 기도집회도 자진해서 나온다고 하고, 자신들이 원해서 일주일에 두 번씩 성경공부를 하였는데, 무슨 소리야. 그리고 그러면 그렇다고 교통을 할 일이지 처음 만난 내가 어떻게 자기들을 속속들이 안다고 그냥 이런 식으로 하는 거야' 라는 맘이 있었지만, 진정하고, 잘 들어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습니다. 부인이 최근에 창세기 라이프 스타디를 읽게 되어서, 하루에 세 메세지씩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냥 예전에 그렇지 않을 때 하던 식으로 진리 양육을 진행하다 보니, 탈이 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주 부터는 일주일에 한번만 하고, '그 한번도 천천히 가보자'라고 교통했을때, 그 자매님이 좋아하시면서, 전화를 해서 자신을 찾아주어서 고맙다고 합니다. 전화 교통 후에 주님 앞에 가볼 때, 얼마나 내 자신이 생명의 속도를 벗어나서, 과욕을 부리고, 속생명을 따라서 목양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만 집착했는지...갑자기 좌절감이 몰려오고, 나는 도저히 주님을 섬기는 일이 맞지가 않는구나 라는 비애감에 젖게 되었습니다. '하구 많은 사람들 놔두고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하는가?' '왜 나는 직장으로 돌아가지도 못할 환경인가? 영주권이 나오면 그냥 접시닦이나 하면서 살아야 하겠다' 그런데 이런 맘은 늘 내 맘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차라리 내 친구가 되어버린 체념감이기도 하구요.


암튼 결론은 이것입니다. 사람을 도울 때는, 절대적으로 각 사람의 생명의 속도에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일주일에 한번 한 시간 성경공부를 오는 것도 버거운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우리가 보기에 쉬운 것 같은, 못오면 못 온다고 하는 전화 한 통 할 분량도 안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영적인 교통을 한 시간 가진 후에, 그 반작용으로 어디서 세상물을 벌컥벌컥 들이켜야, 하는 묘한 종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흥분을 하면서 막 적극적으로 교회 집회들에 참여를 하고, 주님을 위해 자신을 헌신한다고 말할 때, 그 정반대, 즉 '찬물을 끼얹어서 식혀야'하는 부류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사람은 자신의 생명의 속도에 따라 반응하지, 결코 우리의 진도대로 반응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정말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광범위하고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영을 훈련하라', '주님의 이름을 부르라', '홈미팅에 오라' 이런 말을 해서 통하지 않고, 오히려 '과열만 시키다가 좌절하게 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자근 자근 구약성경을 이야기 식으로  풀어주고, 끝 날때 쯤 한 마디 기도를 하게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하거나 어떤 헌신을 하거나, 그런 것에는 신뢰를 전혀 두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하나님의 경륜은 '신성한 속성을 인성의 미덕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지, 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생활이 아님이 갈수록 분명해집니다. 전시간을 하면 할수록 정말 사람을 돕는 것, 혹은 생양교건의 길을 가는 것을 더욱 알기가 어려워집니다. 아무 것도 신뢰할 것이 없고, 오직 '주님의 예정하심과 긍휼만 신뢰하라' '어떤 일에도 책임을 질려고 하지 말고, 다 놓아버리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동부에 계신 한 성숙한 지체의 충고가 귀에 와 닿는 밤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알지 못하고 믿음으로 디딜 뿐입니다. 오, 알지 못하는 것의 기쁨이여! 다만 주님을 누리고, 진리 앞에 무릎을 더욱 꿇기 원합니다. 오 주 예수님...내 갈 길을 지도하소서. 내 할 일을 당신이 알리소서. 자격없는 사람이지만, 오직 당신의 예정과 긍휼만을 의지하고, 사람들을 접촉하는 길을 가보고자 합니다. 끝이 어딘지 모르나, 단지 당신을 믿는 맘으로, 당신이 그만 두라고 하는 그 지점까지 다만 가보려고 합니다. 아멘.

 

 

글쓴이 : 빛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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