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무좀
- 관리자
- 19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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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본의 아니게 무좀 이야기를 좀 해야 할까 봅니다.
1.
많은 때 기도제목에서 어떤 이는 좀 더 신령한 쪽으로 기울고
또 어떤 분은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자잘한 일들을 하나님께
간구하는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주여! 제 안에 맏아들의 형상을 이루소서!
오 주님, 당신의 몸을 이 땅 위에 건축하소서! 뭐 이런 식의
기도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은근히 자식 대학교 붙게 해달라. 남편 승진하게
해 달라. 병 낫게 해 달라는 식의 기도를 낮게 평가하는
못된 버릇이 안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이나 다 신앙의 여정에서 거치는 과정이고
또 기도라는 것이 분량과 인식의 정도를 뛰어 넘어 되는
것이 아니기에 어떤 기도든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2.
무좀이라는 것이 경험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계절따라
증상이 차이가 있고, 또 잘 낫지 않는 것이라 이래 저래
그냥 달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여름에 조금 간질간질 하면 약방가서 무좀 약을 사다가
며칠 바르고 좀 나은 것같으면 또 잊고 살기를 몇 해 째를
반복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보니 왼쪽 엄지발톱의 색이 전과 달랐습니다.
저도 잘 낫지 않는다는 소위 발톱 무좀 소유자가 된 것입니다.
그냥 발가락 사이가 간질 간질 할 때는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발톱으로 전이가 되고 보니 조금 심각하게 고려가 되었습니다.
이를 어쩐다? 어느 날 내과 의사인 한 형제님에게 약을 먹는 것을
상의를 했습니다. 약 먹으면 간을 상하게 할수 있어서 본인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지낼만 하면 그냥 지내라고 조언을
주셨습니다.
또 한번은 어떤 한의사가 라디오에 나와서 한방상담을 하는데
자기 한의원에서 개발한 특수약으로 치료하면 2-3주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말이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아마 그 한의원이 집 가까이만 있었어도 진지하게 치료를
고려했겠지만, LA 시내로 한 시간 이상 가야해서 전화번호까지
적어 놓았다가 포기했습니다.
3.
그러던 어느날 지체들과 마7:7 말씀을 먹었습니다.
"구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에게 주실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한번이라도 주님께 저 무좀 낮게 해달라는
기도를 한적이 없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런 기도는 덜 신령한 저급한 것이라고 깔보면서 또 다른
면에서는 그런 '저급한 일'로 저의 마음이 얼마나 빼았겼던지!
하루는 발톱에 손을 얹고 "주님, 돈 안 들이고 너무 마음 쓰지
않게 이 발톨무좀 고쳐 주세요" 라고 한 마디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곧 그것을 잊어 버렸습니다.
얼마 후 주일 오후에 함께 창세기 라이프 스타디를 읽는 한
자매님 댁에 갔는데 조그만 플라스틱 상자에 벌이 가득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본즉 손도 못들어 올릴 만큼 몇 년을 고생하던
루마치스 관절염이 벌침을 맞고 많이 좋아졌답니다.
그래서 요즘은 직접 벌을 잡아서 스스로 맞고 있었습니다.
그거, 발톱 무좀도 낫나요?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이 제 입에서 튀어 나왔고, 그럼요. 하면서
신이 나서 핀셋으로 벌을 꺼내 들고 다가오는 자매님에게 저는
양말을 벗은 발을 내 밀었습니다.
발톱 바로 윗쪽과 발톱 끝 맨살에 두번을 맞고, 한의사하시는
자매님께 물어서 발톱 왼쪽(또는 오른쪽) 모서리 살 부분에
제대로 한방을 더 맞았습니다.
욱신거리고, 들먹거리고, 가렵기를 며칠 하더니 드디어 발톱
뿌리 쪽부터 까맣게 죽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전혀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까맣게 죽은
발톱을 보다가 문득 이것이 예전에 한 두마디 했던 기도의
응답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기적적인 방법으로 단번에 치료하지는 않으셨으나
구했던 대로 돈 안 들이고 마음 더 이상 안 쓰게 하는 방식으로
응답을 주셨습니다.
4.
어떤 분은 기도를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기도는 기도함으로 배워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위 '기도꺼리'도 안 되는 하찮은 일로 인해 염려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차라리 믿음으로 그 모든 것들을
주님께 구하고 응답 받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것이 제가 발톱무좀을 통해 배운 공과입니다.
글쓴이 : 갓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