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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대표적인 개혁주의 성령론인가?

 

 

C 님이 '개혁주의 신학'과 지방교회 신학을 비교하는 작업을 시작하심으로, 그렇다면 지방교회 신학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개혁신학의 실상은 무엇이며, 그것은 과연 절대적인 판단기준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C 님은 성령론과 관련하여 요한복음 7:39 등 구체적인 성경본문 해석에 관련된 위트니스 리의 관점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 해당 구절에 대한 관점을 포함하여, 과연 '통일된 개혁주의 성령론'이라고 할 만한 것이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개혁주의 신학 내에는 다양한 신학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 개혁주의자들 모두가 공감하는 소위 '개혁주의 성령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래 인용문들은 장로교 고신교단 소속 신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는 변종길 교수께서 자신의 저서 우리 안에 계신 성령 (생명의 말씀사, 2003)이란 책에서 개혁주의의 본산인 화란 개혁교단 내 대표적인 신학자들의 성령론을 비판한 것입니다. 개혁주의 성령론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좋은 자료로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1. 아브라함 카이퍼 성령론

 

"카이퍼의 성령론은 대개 '저수지설' 또는 '상수도 이론'이라고 불리는데,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 책, 316쪽)

"그러나 카이퍼는 이런 주석적인 설명은 거의없이, 그저 성경 한 구절을 읽어 놓고는 자기 나름대로 사색의 나래를 펼쳐 간다. 그래서 그는 이 문제를 성경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여러 가지 그럴 듯한 예를 들어 설명하고 끝내버린다. 그러고는 이제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었다고 자화자찬한다. 그래서 그는 결론적으로 "따라서 성령의 부어주심이 우리 가운데 반복되도록 기도하는 것은 잘못이다" 라고 말한다. 이러한 카이퍼의 주장에 대해 차영배 교수가 많은 비판을 가했는데, 물론 그의 비판에는 지나친 것도 많지만 카이퍼의 성령론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카이퍼의 이러한 성령론은 그의 수많은 책들 중에 나오는 한 부분에 불과하며, 화란개혁교회에서 공적으로 받아들여진 것도 아니다. 화란개혁교회가 성령론을 특별히 체계화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총회에서 그의 성령론을 받아들인 적도 없다.(322쪽)"

 

위 내용에 따르면 1) 화란개혁교회 대표적인 신학자 중 하나인 아브라함 카이퍼의 성령론은 '저수지론'으로 함축되는데, 그것은 문제가 많다. 2) 화란 개혁교회는 성령론을 카이퍼의 성령론을 공식 교리로 채택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외에 특별히 체계화된 성령론이 있지도 않다 는 것이 이 책 저자의 판단입니다.

 

2. 헤르만 바빙크의 성령론

 

"헤르만 바빙크는 아브라함 카이퍼처럼 사변적으로 성령론을 전개하지도 않았으며, 오늘날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전문적으로 성령론을 다룬 것도 아니다....그는 그의 전체 교의학 체계 안에서 성령에 대해 조금 언급하고 있을 따름이다."(323쪽)

 

"뿐만 아니라 앞의 바빙크의 설명 중에서, 구약시대의 성령의 활동을 마치 그리스도의 현현처럼 간헐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으로 본 것은 성령의 '외적 사역'에 속한다. 구약시대의 성도들에게도 성령의 '내적 사역'이 있었고 어떤 형태로든 '성령의 내주'가 있었다고 본다면, 바빙크의 이러한 비유는 타당성을 잃고 만다. 물론 바빙크는 위대한 개혁주의 신학자이긴 하지만, 그 당시는 아직 성령의 사역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아직 성령의 '외적 사역'과 '내적 사역'에 대한 분명한 구별이 부족했으며, 구약시대의 성령의 활동에 대해 아직 깊은 이해에 도달하지 못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하겠다."(326-327쪽).

 

" 그(바빙크)가 구약시대에는 성령이 '소수의 개별적인 사람들에게', '일시적으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주어졌다고 한 것은 성령의 외적 사역을 본 것이다. (중략)...그렇다면 앞에 나온 바빙크의 구별은 비록 개혁교회 목사들과 성도들에게 널리 퍼져 있는 견해라고 할지라도, 그 타당성을 잃고 만다."(329쪽)

 

위 내용에 따르면, 1) 헤르만 바빙크는 위대한 개혁주의 신학자이지만 성령론을 전문적으로 다룬 적이 없다. 2) 그는 구약시대의 성령의 활동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구약에서의 성령의 활동에 대한 견해는 개혁교회 목사들과 성도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으나 그것은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입니다.

 

3. 헤르만 리덜보스

 

"우리나라에서 헤르만 리덜보스는 대개 정통 개혁주의 신학의 표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리덜보스는 이러한 명성을 얻기에 합당한 요소가 많다."(330쪽)

 

"화란 내에서는 헤르만 리덜보스가 성경 본문에 대해서 종종 왜곡된 해석을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곤 했다.

 

...그런데 문제는 '성령'보다 '그리스도의 몸'이 먼저 온다는데 있다. 즉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에 접합되면, '자동적으로'-물론 리덜보스가 이런 말을 하지는 않지만- 성령을 받은 것이라고 보는 데에 문제가 있다. 우리가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을 때에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접붙임을 당하는 것인데, 그는 이와 정반대로 말하고 있다.

 

결국 리덜보스의 견해를 따르게 되면,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서 그들이 회개하고 믿을 때 성령을 받음으로 말미암아 교회에 참여하게 되는 역사, 곧 신약성경이 말하는 '역동적인 성령의 역사'가 거의 무시되고 만다. 왜냐하면 리덜보스에 의하면, 성령을 받는 것은 교회에 가입하면 자연히 참여케 되는 '선물'이기 때문이다."(340-341쪽).

 

4. (화란) 개혁교회의 상황

 

"그러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을까? 그것은 개혁교회의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그리고 교인증가의 대부분은 유아세례를 통해 이루어졌다. 믿지 않는 사람을 전도하여 믿게 하는 경우는 1990년 전후 기준으로 1%도 안 된다. "(341쪽)

 

"...유아세례를 받으면 자연히 성령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성령이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342쪽)

 

"이러한 것은 헤르만 리덜보스가 갑자기 주장한 것이 아니었다. ...카이퍼의 사상의 중심주제는 '중생'이라고 할수 있는데, 유아에게 세례를 줄 수 있는 근거는 그 유아에게 '중생의 씨'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씨'란 말은 화란어로 '자트'(zaad)인데, 이것이 카이퍼의 신학에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342쪽)

 

"카이퍼의 주장에 의하면, 유아세례받은 아이에게는 중생의 씨가 이미 들어 있음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히 열매를 맺게 되므로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이런 카이퍼의 중생전제설과 성령론에 의해 목회를 하다보니 실제로 문제가 많이 생기에 되었다. 청소년들에게 "예수를 믿으시오" "열심히 신앙생활 하시오" 라고 촉구할 근거가 약해지고 말았다. 중생의 씨가 들어 있으니 때가 되면 자연히 열매를 맺을건데 뭐" 하면서 젊은이들이 교회에 잘 나오지 않게 되었다."(343쪽).

"그래서 개혁교회의 성령론은 상당히 '정체적'(static)이며, 교회에 가입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성령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점에서는 사실상 로마 카톨릭의 성령론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344쪽)

 

지금까지 한국 내에서 개혁주의 신학을 나름대로 대변한다고 자부하는 장로교 고신교단 신학자의 눈으로 본 (소개한) 화란 개혁주의 신학의 성령론의 단편을 살펴 보았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주장들은 또 다른 유형의 개혁주의 신학자들인 클라스 스킬더, 차영배 박사 등에 의해 비판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모두를 망라하는 '통일된 개혁주의 성령론'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여전히 남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C 님이 지방교회 신학과의 비교를 시도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에서 소개된 유아세례를 받으면 자연히 성령에 참여한다는 '아브라함 카이퍼 식 개혁신학 성령론(또는 구원관)'을 C 님이 성경적인 가르침으로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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