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들의 누림글 모음 장소 ^^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그 때는 편도선 붓는 것도 낫겠군요!!

첨부 1

 

503714.jpg

 

 

교회생활 초기엔 제가 뭘 주장하고 밀어붙이기를 잘 했습니다. 특히 이거다 싶으면 그냥 단순하게 믿고 절대적으로 실행해 버립니다. 그 표준에 못 미치면 누가 되었던지 주님 덜 사랑하는 것이고, 게으른 것이고, 절대적이지 못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80년 대 후반으로 기억됩니다.


한 번은...집회소에서 함께 모여 새벽집회를 해야 한다고 제가 강하게 주장하고, 봉사집회에서 그렇게 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벌써 오랫동안 습관으로 굳어진 아침 시간을 앞으로 당겨 조정하는 일은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말 먼저 꺼낸 죄로(그 땐 정말 안에서부터 부담이 있어서^^) 당연히 앞장서서 본을 보이고.. 둘쭉 날쭉 하거나 미적 미적 하는 지체들을 한 보조로 전진하도록 독려하는 악역을 스스로 자처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터졌습니다. 바늘 가는데 따라가야 할 실이 잘 움직여 주질 않는 것입니다. 전 날 저녁까지 아무 일 없는 듯이 있다가도 아침에 새벽집회 가자고 깨우면 몸이 아파서 오늘은 못 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몸이 어디가 아프냐고 물으면 편도선이 부었다는 것입니다. 편도선이 부었다구? 그런게 뭔데... 생각보다 강단이 센 저는 별로 아파 본 경험이 없어서 그저 꾀병을 부리나보다 생각하고 불만 섞인 표정으로 집을 나서곤 했습니다.


또 한 번은 교회에서 온 성도들이 문 두드리기 실행 식 복음전파를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부부가 한 조가 되었습니다. 주일 집회 끝나고 점심 먹고 나가서 할당된 지역의 아파트를 1층부터 4층까지 오르내리며 문을 두드렸습니다. 시집오기 전엔 친구들끼리 걸으면 걸음이 빠르다고 핀잔을 들었다는데 저는 걸음이 더 빠르니 매일 뒤로 쳐집니다. 편도선이 부은 날은 느린 걸음(?)이 더 느려졌습니다.


아니, 아내는 돕는 배필이라고 '서엉경'이 분명히 말했는데... 돕기는커녕... 주님께 부담 받고 달려가는 남편을 사사건건 잡아 당기기나 하고... 우리 가정이 주님께 더 헌신되고 전적으로 쓰임 받지 못하는 것은 100% "잡아당기는 사람" 때문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내 판단이 백 번 옳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참 이상한 것은 이처럼 주님께 헌신적이고 절대적인 "이 사람"이 말하고 행할 때마다 다른 지체들은 눌려지고 죽어갔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같이 사는 사람부터....


주님의 긍휼로 가족과 떨어져서 몇 개월 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때 자신의 지난 과거의 교회생활, 가정 생활을 되돌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바로의 준마와 같은 생활을 살았음이 뼈져리게 느껴졌습니다. 지칠 줄 모르게 힘은 세고, 고집도 세지만 문자 그대로 '바로의 병거를 끄는 준마'(a company of horses in Pharaoh's chariots)(아1:9)였습니다.


만일 주님이 집사람의 편도선 붓는 브레이크로 속도를 그나마 늦추지 않았더라면 저의 좌우충돌하는 말발굽에 여러 사람 더 죽어 나갔을 것입니다. 지금도 그 때 저의 융통성 없는―깊은 속의 기름부음의 영을 따르지 않는―교회생활 때문에 상처받고 눌림 받았던 사랑스런 지체들에게 그저 죄송하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특히 편도선을 무기로 육탄으로^^ 제 속도를 저지하던 사람에겐 더 미안합니다.


'주의 일'(고전15:58)이라는 것이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주인의 포도원에 심겨져 땅으로부터 양분을 빨아올리고 여름 내내 뜨거운 햇볕에 노출되어 얻은 포도즙을 남에게 쏟아 부어 그로 하여금 기쁘게 하고, 배부르게 하고 그 사랑에 취하게 하는 것임을...


역시 아침에 아래 빌립보서 말씀을 누리면서 이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었습니다.


'...거기로서 구원하는 자(the Saviour)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그가...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의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케 하시리라'(빌3:20-21).


주님이 우리의 죽었던 영을 살리셨고, 이제 온갖 환경을 통해 자기만 아는 우리의 혼을 변화시켜 가시고 계십니다. 그뿐 아니라 장차 주님 다시 오실 때 죄로 상하고, 약해지고, 쉽게 병으로 고생하는(특히 편도선) 우리의 몸까지 그분의 영광의 몸과 똑같이 구원하실 것입니다. 주님은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오늘 아침도 깊은 속에서 구원자이신 그분을 의지하며 그분의 다시 오심을 앙망 합니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22:20)! 

 

 

글쓴이 : 갓맨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 오스틴 팀씨 형제님의 교통
    오늘 9월 26일 저녁 7시 국제 장로동역자 집회 참석하러 오신 팀씨 형제님으로 인하여 계획에 없던 창천동집회를 열어 열린 가정들과 열고 싶은 가정들이 모였습니다.. 특별한 주제도 없었고 메...
  • 사랑하는 지체여..
    어느 순간인가 그렇게 사랑스러운 지체들이 그냥 무덤덤해지고 교회생활 안에서 고봉의 진리와 함께 고봉의 판단이 앞서고 간혹 눈물 흘리며 애타하는 지체를 볼 때마다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가...
  • 청명한 산으로 이끌어 주소서
    • 유진
    • 조회 수 11241
    • 15.12.07.18:40
    그리스도 아닌 많은 것들이 그리스도로 오해될 때 저를 빌립보의 가이샤라로 인도해 주소서. 우리 안에 있는 예루살렘의 종교성으로 인해 당신을 바라보지 못할 때 청명한 산으로 이끌어 주소서...
  • 저희 남편 구원 받았어요!
    형제 자매님들 안녕하세요? 주님께서 저의 긴기도를 들으시고 드디어 저희 남편을 구원시켰습니다. 3월 1일밤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 골절및 부상을 입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주님의 돌보심으...
  • 휴거된 뒤의 삶
    휴거된 믿는 이들이 어떤 보상을 받게 되는가 어떤 환경에 처하게 되는가를 주의깊게 보아야하는 것은 그들의 이 땅에서의 삶이 어떠했기에 선택받고 들림받았는가에 대한 암시가 그것에 있기 ...
  • 가장 되고 싶은 나의 모습
    의심이 많고 머리로만 하나님을 아는 사람들은 깊은 내면에서 피부에 와 닿는 방식으로 하나님 (주로 성령)을 체험하고픈 갈망이 있습니다. 방언을 하고, 손을 얹고 기도하면 병이 낫고, 성령의...
  • 신언..
    • 유진
    • 조회 수 11632
    • 15.11.25.13:50
    생명을 내어 주는 것입니다. 한마디 한 마디가.. 생명을 지불하고 얻은 그 영을.. 내어 주는 것입니다. 다만 들은 말이 아닙니다. 다만 배운 말도 아닙니다. 나를 통과하고 내 안에 참되게 나의...
  • 하늘에 속한 이상
    제 나이가 벌써 이런 얘기를 꺼내면 안될 것 같지만.. 며칠 전에는 사무실 서고에 무엇을 찾으러 갔다가 가만 있어보자, 내가 왜 여기를 들어왔었더라...... 아 그렇지, 내가 무얼 찾으려고 왔...
  • 격동시키는 브닌나
    제가 청년시기에는 주로 복음주의적인 말씀으로 점유되었었습니다. 모든 말씀을 복음으로 풀었습니다. 말씀 역시 요3:16, 롬3:23-24, 히9;12.... 이런 구절들이 익숙합니다. Nee 형제님의 책들...
  • 감사의 기도는 겸손의 표현입니다.
    바울 서신 여기저기에는 감사를 포함한 많은 기도를 볼 수 있습니다. 골로새서 4장 2절의 각주에도 꾸준히 기도에 힘쓸 때... 감사함에 의해서라 했더군요.... 오늘은 문득 그 생각을 해보았습...
  • 작은 떡이 되신 분처럼..
    • 유진
    • 조회 수 10811
    • 15.11.16.14:10
    자신을 보호할 줄 몰라 상처로 가득하네 세상에는 자신을 보호함으로 살아 남은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변명하지 않고 보호하지 않고 반응할 줄 모른다면 그 정점은 십자가 주님의 길은 열기로 가...
  • 향낭
    당신의 귀한 죽음은 썩어지는 사람의 악취가 아닌 사랑스러운 고통이 있었던 몰약의 향기입니다. 당신이 흘리신 피는 유월절 문밖에 발랐던 피같이 달콤한 여운을 남기는 육계의 향기입니다. 당...
  • 그들은 알았을까?
    <한 별이 야곱에서 나오며 한 홀이 이스라엘에게서 일어나서 모압을 이편에서 저 편까지 쳐서 파하고 또 소동하는 자식들을 다 멸절하리로다. 민수기 24장 17절> “아니, 저 별은!” “봤네. 바로 ...
  • 사람의 형상
    아침에 짧게 먹은 에스겔서 한 구절은 저를 진정시키고 격려합니다. 보좌에 앉아 계신 분이 사람의 형상을 하시고 계셨다니! 사람의 형상을! 사람되시어 인생사시고 십자가에서 갈라지신 것도 ...
  • 다른 영역에 사는 사람처럼..
    • 유진
    • 조회 수 9996
    • 15.11.03.16:11
    우리가 보고 있는 많은 것들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어쩌면 일 순간의 진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때 일순간의 진실을 사실이라고 믿으며 그것에 대해 확신을 가집...
  • 생활이 만들어 낸 언어
    "시장이 반찬"입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일주일 내내 혼자 밥을 먹는 저는 "사람이 반찬이다" 일주일 내내 밖에서 밥을 먹는 아내는 "집이 반찬이다" 한 밥상에 앉아 밥을 ...
  • 자격은 거저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의 신분은 자신이 획득한 것이 아니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입니다. 이를테면 왕정제도같은 것이죠.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왕정제도를 부활하자는 말이 있었는데 그들의 꼼수가 무엇...
  • 에스겔서의 네 생물들
    1. 군 부대가 주둔해 있는 인접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군인들의 체력단련을 위해 연중행사로 치르던 체육대회는 동네 사람들에게도 대단한 볼거리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게 인상...
  • 낡음은..
    • 유진
    • 조회 수 10312
    • 15.10.22.19:49
    주님의 길은 너무도 새로워서 사람들이 따라가지 못합니다. 어느 시점까지 주님을 따라갔던 사람들도 의아해 할 정도로 주님의 길은 때로 낯설고 새롭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가장 반대하는 사...
  • 생명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1) 기묘하게도 베드로가 부르심 받아 주님을 따를 때에 그는 그의 형제 안드레와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었습니다(마4:18). 또한 바울의 본업은 ‘장막 짓는 자’이었으며(행18:3), 요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