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서 내려오면, '왕'이 아닙니다

by 관리자 posted Jul 0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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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은 왕이신 구주에 관한 복음입니다.
왕의 조상들과 신분(마1:1-2:23)으로부터 시작하여
왕의 기름 부으심(3:1-4:11), 왕의 사역(4:12-11:30).
왕의 배척받으심(12:1-27:66), 왕의 승리(28:1-20)로
이어지는 ‘왕’의 이야기이며, 왕국에 관한 복음입니다.

그러나 ‘왕’이 ‘왕’이심이 어떤 때 가장 드러나는가...
십자가에 달리기 직전, 달리시는 중, 달린 후
마태복음 기묘하게도 이 때 ‘왕’이심을 더욱 드러냅니다.

1) 십자가에 달리기 직전에 빌라도가 예수님께
   “그대가 유대인의 왕이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27:11)
2) 십자가에 달리시는 중에는
   “이 사람은 유대인의 왕 예수다”(27:37)
3) 십자가에 달리신 후에는 대제사장, 율법학자, 장로들이
   “그가 이스라엘의 왕이니, 당장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라고 하지, 그러면 우리가 믿겠다”(27:42)라고
   하는 장면이 각각 나옵니다.

십자가 직전, 십자가 위, 십자가 직후에 그분은 그분이
왕이심을 시인하셨고, 세상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왕이 왕이심은 그분이
십자가 전후, 십자가 위에서 인정되었다는 것에 인상이 있습니다.

기묘하게도 마태복음은 왕의 조상들을 말할 때
다만 다윗만을 말하지 않고 아브라함을 포함시킵니다(1:1).
다윗만을 말한다면 우리는 왕의 어떠함에 동참할 수 없지만,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으로 인하여 우리 또한 왕의 어떠함에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왕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또한 왕의 족보를 가지고 왕의 신분을 가지고
거듭났지만 과연 우리에게 왕 노릇은 있는가?
많은 경우 그렇지 못함을 스스로 알고, 남도 압니다.
특히 자존심이 조금이라도 건드려지면 욱하기도 하고
희한하게 지워지지도 않고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서
그 사람을 향한 또 다른 칼날이 은밀히 준비되기도 합니다.

요세푸스의 기록을 보면, 십자가에 달린 사람과 밑에 있는
사람이 자주 다퉜다고 합니다. 십자가는 단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니고, 얼마의 시간을 벌거 벗겨진 채로
십자가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밑에 있는 사람들이 자극적인
말로 상대를 욕설과 조롱 또는 모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왕이신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조차 조롱과 모욕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도리어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마23:34)
라고 간구하셨습니다. 만약 그 때 주님이 십자가에서 오셨다면,
... 아,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지만, 만일 그러셨다면 그분은
왕이 아니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자주 어렵게 십자가에
도달하더라도 쉽게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왕이 왕답지 않은 이유는 십자가를 회피하거나, 십자가 위에
있지 않거나, 십자가에서 내려올 때입니다. 기묘하게도 이것은
자신도 알고 있을 때가 많고 그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십자가 위에 ‘왕’이라고 써 있어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왕이 왕답게 왕 노릇하는 것은 십자가를 회피하지 않고, 십자가
위에 머물며,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으로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시도해본 사람은 다 압니다. 도저히 할 수 없습니다. 욱 하는 게
한번 솟구치면 속병 안 생기기 위해서라도 한번 풀어야 합니다.
희한하게도 말씀이든 생명이든 이 자존심을 이기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어떤 때는 그런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동조하는 사람을
찾게 되고 무리를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오, 주여...


마태복음의 마지막 부분이 참 좋습니다. 이 시대가 종결될 때까지
주님이 함께 하신다고 하셨습니다(28:20). 우리 스스로 할 수
없으므로 그분이 우리 안으로 오셔서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십니다.
참된 왕은 그분이십니다. 우리의 어떠함은 다 십자가에 넘기고
그분이 우리 안에서 왕 노릇할 때 우리도 비로소 왕 노릇하게 됩니다.
결국 다시 한번 엎드러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왕이요 생명이신
우리 주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서 왕으로서 입지를 더 가지시도록...


글쓴이 : 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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